OPEC은 줄이고 미국은 늘리고...국제유가 반등에 산유국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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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7-10-3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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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원유업계, 아시아 겨냥 원유 수출 확대 방침

  • 사우디·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노력과 반대 입장

  • "미국 원유 수출량 2년 만에 2배 이상 늘어...급증 가능성도"

[사진=연합/AP]


국제 브렌트유가 2015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60달러대를 넘어선 가운데 주요 산유국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은 유가 추가 반등을 위해 산유량 감산 기한을 연장하는 반면 미국 원유 업계는 자국내 산유량을 늘려 대(對)아시아 수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CNBC 등 외신의 2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유업계의 대표 기업 두 곳이 최근 원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등 주요 산유국들이 유가 상승 조정을 위해 산유량을 감산하고 있는 상황을 역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일 기준으로 인도에 원유 160만 배럴을 수출한 상태다. 

2015년 12월께 40년 만에 미국 석유 수출 금지령이 해제됐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수준을 밑도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미국 원유 업계는 수출 기회를 엿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자 본격 경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7일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60.44달러 수준을 보이면서 2015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60달러대를 넘어섰다. 29일 현재도 60달러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26달러(2.39%) 상승한 54.19달러에 마감했다. WTI가 54달러를 넘어선 것은 8개월 만이다.

국제유가 상승 신호는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기간을 당초 시한인 내년 3월에서 9개월을 더 연장, 12월까지 원유 생산량을 감산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분석하고 있다. 회복세에 접어든 세계 경제와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2015년 하루 평균 47만 배럴에서 올해 상반기 100만 배럴로 2배 이상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하루 평균 수출량은 198만 배럴에 달했다고 CNBC는 전했다. 향후 아시아 진출을 늘릴 경우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2022년까지 하루 평균 300만 배럴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세계 원유 생산량 3위에 달하는 미국이 원유 수출을 늘릴 경우 OPEC 회원국 등 주요 산유국들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OPEC 회원국들이 유가 상승을 유지하기 위해 감산 노력을 하고 있는 중에 최대 경쟁자인 미국이 산유량을 늘린다면 산유량 감산 효과를 극대화하지 못하는 탓이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당분간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더라도 내년 3분기까지는 시장 원유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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