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환구시보 31일자 사평>
“한·중관계를 조속히 안정되고 건강한 발전궤도로 되돌리길 바란다."<중국 외교부 30일 정례브리핑>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체계) 배치로 경색 국면에 빠졌던 한·중 관계에 훈풍이 감지되고 있다. 이는 중국 관영언론의 보도나 외교부 당국자의 발언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31일자 사평에서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정부 때보다 사드 문제 해결에 있어서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 측의 이러한 새로운 태도는 환영할만하다”고 전했다.
사평은 "최근 한국이 중국을 향해 잇달아 눈에 띄는 신호를 보내면서 사드를 비롯해 안보 문제에 대한 중국의 우려에 답하고 있다"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전날 국정감사에서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MD) 체제에 불참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사실, 그리고 28일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동에서 공동성명을 통해 사드 배치는 ‘임시적’이고 ‘어떠한 제3국을 지향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을 예로 들었다.
사평은 "한국의 태도 변화는 최소한 중국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MD체제 전략에 반대한다는 심각성을 인지하고, 한국이 대국간 힘겨루기에서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사평은 그러면서도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새 입장표명이 사드 문제가 이미 해결됐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중국은 사드가 중국에 미치는 해(害)를 억제하고, 사드가 한국에서 철수되길 바란다"고도 전했다. 다만 사드를 한국에 반입한 주범은 미국인만큼 이 문제를 철저히 해결하는 데는 더 많은 협상과 힘겨루기가 필요하다고 사평은 전했다.
사평은 한·중 관계에 있어서 중국이 가장 관심있는 것은 한국이 한·미군사동맹을 한반도 내에 엄히 국한시킴과 동시에 대국간 힘겨루기에서 한국이 중립을 지키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평은 미국은 한·미군사동맹을 대국간 힘겨루기의 또 다른 최전선으로 만들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매우 민감하다고 전했다. 그러므로 한국은 이를 모르는 척해서는 안되며, 한국은 미국의 세력권에 들어갈 때 중국과 러시아도 고려해줘야 한다고 사평은 강조했다.
사평은 사드 문제를 계기로 중국도 주변환경이 일단 불안정하면 외부세력이 중국 주변환경에 끼어들어 중국의 전략적 안보를 훼손할 수 있는 틈을 줄 수 있음을 알았다며 평화롭고 안정적인 주변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국의 커다란 과제라고 강조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날 한·중 양국이 사드 배치로 불거진 양국 갈등을 해소하는 문건을 공동 발표한 것도 일제히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중·한 양측은 중한 관계 등에 대한 소통 진행'이라는 중국 외교부의 협의 문건의 제목과 전문을 그대로 보도하며 "한국이 중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우려를 인식한다"고 밝혔다는 내용으로 긴급 타전했다.
관영 중앙(CC)TV도 오전 방송 도중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한중 발표문 내용을 보도했으며, 환구망도 중국 외교부 발표문을 전하면서 "한중 양국이 소통을 진행했으며 조속한 시일 내 올바른 궤도로 복귀하도록 노력하는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중국 외교부도 주한미군의 사드 임시 배치에 대해 반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한·중 관계의 조속한 복원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국정감사 발언과 관련, "우리는 한국 측의 이러한 세 가지 입장을 중시하며 우리는 미군의 한국 사드 배치를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그러면서 "한국 측이 이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길 바란다"면서 "유관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한중 관계를 조속하게 안정되고도 건강한 발전 궤도로 되돌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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