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중국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과 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해 트렌드에 맞는 기술과 제품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 전략과 현지화 전략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은 “1인당 소득이 4000~8000달러 수준일 때 운영하던 산업은 이제 중국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며 “8000~1만2000달러 수준의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지 않으면 사드 보복과 관계없이 문 닫는 기업은 계속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에 끝난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 보고서를 잘 읽어보면 이젠 소비, 환경, 신산업이 중국의 유망산업”이라며 “중국은 공급 측 개혁을 통해 전통산업을 계속 구조 조정하는 한편 산업집중도를 높여 세계 5위 안에 들어가는 기업만 남기고 나머지는 퇴출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현재 우리 기업들은 중국 현지화 작업과 기술력 제고, 제품 차별화, 합작 투자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중국 시장의 높은 파고를 헤쳐 나가고 있다.
중국의 텃세와 중국 자동차 회사들의 성능 개선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한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현지화 전략 2.0’ 전략을 내세워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상황이 힘들어도 13억 인구의 무한한 시장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중국통’ 스타 디자이너들을 영입했다. ‘중국식’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LG생활건강은 제품 차별화로 중국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워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고 있다. 한방화장품 ‘후’를 비롯한 고가 브랜드의 중국 현지 3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로 뛰었다.
최용민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중국이 필요로 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어떤 측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자문자답하며 답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중국경제팀장은 “시진핑 집권 2기를 맞아 중국 경제 패러다임이 그동안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고도화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와 경쟁이 치열한 산업부문에 대한 구조 개혁과 발전에 대비해 기술력 강화와 프리미엄 제품 개발 등 차별화 전략을 펼치는데 노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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