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9차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계기로 시진핑(習近平) 집권 2기를 이끌 기본 틀을 갖춘 가운데 시 주석의 '1인 체제'가 공고화되는 모습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당대회에서 선출된 6인의 다른 상무위원을 대동하고 중국 공산당 창당을 선언한 상하이의 1차 당대회 개최지와 난후훙촨(南湖紅船) 등을 찾아가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일단은 공산당의 '초심'을 강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겠다는 최고지도부의 의지를 대내외에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 시 주석의 달라진 위상과 막강한 권력을 과시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7인 상무위원은 지난달 31일 공산당 성지에 걸린 거대한 당기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다시 입당 선서를 하며 초심을 되새겼다. 공개된 사진 속에서 시 주석이 한 발 앞에 서 있고 나머지 상무위원 6인이 그 뒤에서 선서를 하는 모습은 마치 시 주석에 대한 충성맹세를 연상케 한다.
중국 공산당은 19차 당대회를 통해 모든 것은 '공산당'이 주도해야 함을 강조했고, 또 공산당은 물론 당 중앙의 '핵심'은 시진핑 주석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최근 시 주석이 1인 권력기반을 다지면서 호칭이 격상되고 '숭배'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우선 시 주석에 대한 다양한 호칭이 이러한 분위기를 잘 반영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시 주석을 두고 '영수'(嶺首), '핵심', '조타수', '총설계사' 등 다양한 표현이 등장해 마치 당내에 호칭 경쟁이 벌어지는 모양새라고 표현했다.
영수는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에게 쓰던 표현이다. SCMP는 이번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계열 인사로 꼽히는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서기는 물론 15명이 넘는 인사가 시 주석을 '영수'라고 표현했다고 전했다.
'위대한 조타수'도 마오쩌둥의 별명이다. 덩샤오핑(鄧小平) 전 주석을 일컫는 '총설계사'도 시 주석의 이름 뒤에 따라 붙었다. 이러한 호칭 격상 경쟁은 시 주석이 막강한 권력을 확보하고 '1인 체제'를 어느 정도 굳혔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꼽혔다.
'시진핑 사상'은 교과서에도 포함될 예정이다. 앞서 당대회 기간 천바오성(陳寶生) 중국 교육부장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중국의 전국 교과서에 실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초등학교 5~6학년 교과 과정에 포함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각 대학에 시진핑 사상 연구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다롄(大連) 최고경영자학원(대학원)에서 '시진핑 국유기업 통치 사상 연구센터' 현판식이 열렸고, 31일에는 후베이(湖北)대학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연구원' 창립식이 열렸다. 난카이(南開)대에서도 '시진핑 사상 연구원'이 문을 열었다.
시 주석의 흉상이 판매되는 등 '숭배'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중국의 국민 모바일 메신저 위챗(微信)을 통해 흰색 자기 재질, 높이 38cm의 시 주석 흉상이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흉상은 과거 중국에서 유행한 마오쩌둥 전 주석의 흉상과 유사한 형태여서 눈길을 끈다. 이 역시 시 주석의 입지 변화와 높은 인기, '개인숭배'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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