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중소기업 내 근로자들의 평균 재직연수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일 경기도 안산 반월국가산업단지를 찾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방안 중 하나로 꺼내든 말이다.
이날 반월단지 내 중소기업 대표들은 구인난을 겪고 있는 주된 이유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꼽았다.
청년 취업 준비생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임금과 고용 안정, 연차 휴가와 육아휴직 보장 등에 관심이 많은데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열악하다는 현실 인식이었다.
중소기업 동화지앤피의 이재호 대표이사는 “어제 청년 직원이 사표를 냈는데 현대자동차 부품 납품 회사로 옮긴다고 해 잡을 수가 없었다”며 “아들이 우리 회사에 취업한다고 하면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윤화균 나인택의 대표이사도 “청년 장기 근속 근로자에 3년간 세재 지원, 10년 간 일하면 주택 분양 우선권 등을 정부가 지원해 퇴사해서 대기업으로 옮기면 손해가 된다는 생각이 들게 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대기업 가서 스트레스를 받다 1년 미만에 퇴직하는 청년 근로자가 많은 반면 중소기업에서 야간 대학 다니며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청년 근로자들도 많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평균 재직연수를 비교, 공개해 재직 연수가 긴 기업에 지원을 강화하는 등 장기 근속자가 많게 유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이날 행사는 중소기업 일자리 창출 및 미스매치 해소, 산업단지 근무환경 개선 방안, 정부가 추진하는 중소기업 정책 및 청년고용 정책들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김 장관이 반월공단을 찾은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 2015년 브라질에서 열린 국제기능올림픽 대회 참석 때 느꼈던 소회를 밝혔다.
김 장관은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시절 선수들 격려 차 올림픽에 갔었는데 각 직종에 금메달을 딴 해외 선수들 대부분이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등 젊은층이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기능, 산업 분야는 사양산업이라 기피하는데 대다수 중소기업이 맡고 있는 뿌리산업이 강화돼야 국내 전체 산업이 튼튼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안산의 인구는 약 74만명, 이중 1/3인 13만명이 반월공단 내 근로자다.
최근 청년 근로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지만 공단, 중소기업 기피 현상으로 단지 내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구인난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행사에 참석한 중소기업 대표, 근로자들 모두 정부의 청년 고용 지원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사회적 인식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맹주호 새솔다이아몬드공업 대표이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보이지 않는 격차가 있는데 ‘중소기업은 일단 가지 마라’는 사회 인식”이라며 “대체인력, 휴가, 교육 등 일하기 좋은 여건을 조성해 중소기업도 갈 만한 곳이란 이미지를 구축하는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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