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와 함께 과거 ‘기획조정실’과 유사한 기능의 조직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를 발족했다. TF장에는 재무 전문가인 정현호 전 삼성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사장)을 선임했다.
정 TF장은 1983년 삼성전자 국제금융과로 입사해 그룹 비서실 재무팀을 거쳐 2002년 삼성전자 경영지원총괄 경영관리그룹장, 2010년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을 지낸 뒤 2014년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장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와 전자계열사 사장단이 각 회사 간, 사업 간 공통된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협의하고 시너지를 이끌어 내기 위한 조직을 삼성전자 내에 설치해 운영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1980년대까지 기획조정실을 두고 이와 비슷한 업무를 담당토록 한 바 있다. 남궁석 전 정보통신부 장관, 손욱 전 농심 회장(행복나눔125 이사장) 등이 기획조정실장을 역임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룹 컨트롤 타워인 미래전략실을 재건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전혀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당시 기획조정실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비서실과 무관하게 삼성전자 사업을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을 선언했고, 이번 인사를 통해 이를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따라서 이번 TF는 이사회 경영체제를 보좌하면서 전자 계열사 간 영역을 조율하고 투자 등 사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삼성전자 내에서 이같은 역할을 해왔던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공백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올해 사상 최대 매출과 수익을 거둘 전망이지만 미래를 그리는 역할을 맡았던 이 부회장의 공백이 크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이상훈 사장의 후임 자리이자 삼성의 사실상 2인자 역할을 해왔던 경영지원실장(CFO)에 노희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을 임명했다.
삼성 안팎에서 이들 재무통이 경영 요직을 차지한 것과 관련, 미래를 위한 투자는 적극 독려하면서 비용통제 등 관리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세트부문의 선행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DMC연구소와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해 ‘삼성 리서치(Samsung Research)’로 확대 재편한다고 밝혔다. 삼성리서치는 전 세계 24개 연구거점과 2만여명의 연구개발 인력들을 이끌어가는 명실상부한 선행 연구개발의 허브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한 부사장급으로 운영돼 왔던 연구소를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하고 신임 CE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이 연구소장을 겸직하도록 해 글로벌 선행연구 조직으로서의 위상과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