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3대 투어로 꼽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상금퀸’ 박성현(24), 김하늘(29), 이정은(21)이 한 자리에서 입을 모았다. 이들은 선후배 나이를 떠나 “서로 배울 것이 많다”며 서로에 대한 칭찬을 늘어놨다.
2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36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1라운드. 김하늘, 박성현, 이정은은 같은 조에서 첫날을 보냈다.
이날 평일 낮에도 골프장을 찾은 수많은 갤러리들은 3대 투어 최고의 선수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끽했다. 박성현의 시원한 티샷과 김하늘의 과감한 퍼팅에 환호성이 쏟아졌다. 언니들 사이에서 차분하게 샷을 날리는 이정은에게도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이정은도 “미국과 일본에서 선배들이 1위를 달리고 있어서 너무 자랑스럽다. 후배들이 닮고 따라가야 할 기회를 열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선배 언니들과 함께 라운딩을 할 수 있게 돼 정말 좋았고, 더 따라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하늘도 “KLPGA 후배들이 점점 실력이 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나도 함께 플레이 하게 돼 너무 즐거웠다”며 “어린 선수들과 함께 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했다”고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투어 최고의 선수들이지만, 박성현에게 몰린 수많은 갤러리를 보고 느낀 점은 남달랐다. 김하늘은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어제 포토콜 때부터 (박)성현이 팬들이 많이 오셔서 깜짝 놀랐다. 완전히 아이돌이더라”라며 “나도 엄마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는 아이돌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한다”고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또 이정은은 “나도 저렇게 많은 팬들이 생길 수 있도록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부러운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박성현은 “오늘도 많은 분들이 와주셔서 정말 좋았다. 한국 올 때마다 많은 힘을 받고 가는 것 같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같은 조에서 함께 플레이를 하며 어떤 것을 느꼈을까. 셋은 기다렸다는 듯이 서로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먼저 김하늘 차례. 김하늘은 “성현이와 정말 오랜 만에 라운딩을 했는데, 여전히 ‘닥공’ 그대로더라”며 “성현이는 정말 탄도가 높다. 그린이 딱딱해서 러프에서 쳤는데도 그린 위에 바로 서더라. 저렇게 플레이를 하니까 잘하는구나 생각했다”고 극찬했다. 또 이정은에 대해서도 “정말 나무랄 데 없는 플레이를 하더라. 특히 과감한 퍼팅은 배우고 싶을 정도였다”며 “나도 신인 때는 막 지나가게 과감하게 쳤는데, 프로 11년 차가 되면서 소심해진 것 같다. 이번에 보면서 다시 과감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박성현도 김하늘을 바라보며 “오랜 만에 같이 쳤는데, 언니가 말도 많이 걸어주셔서 좋았다. 예전부터 퍼트를 굉장히 닮고 싶었다. 특히 과감한 쇼트 퍼팅을 닮고 싶다”고 했고, 이정은에 대해서도 “일정한 샷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정말 편안하게 같은 템포로 칠 수 있는지 놀랐다. 작년보다 많이 잘 치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막내 이정은도 박성현에 대해 “드라이버 탄도를 높게 멀리 치는 스타일을 많이 보고 배우려고 했다. 난 다시 태어나도 저렇게 못 치겠지만, 성현 언니처럼 치고 싶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고, 김하늘에 대해서도 “난 띄우는 어프로치를 거의 하는데, 낮게 굴리는 어프로치를 하시더라. 나도 자주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한·미·일을 주름 잡은 세 명의 ‘상금퀸’은 첫날 주춤했다. 이정은이 유일하게 언더파를 치며 1언더파 공동 26위에 오른 가운데 박성현은 이븐파 공동 50위, 김하늘은 2오버파 공동 76위로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