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시를 혁신과 협치의 좋은 실험장으로 정의하고, 47년만에 차가 오가던 길에서 보행길로 탈바꿈된 '서울로 7017' 등을 대표적 성공사례로 들었다. 박 시장은 자신에 가장 영향을 미친 인물로 고 조영래 변호사를 꼽았다.
박 시장은 2일 오후 7시 인하대 정책대학원에서 '정치가 삶을 바꿀 수 있을까요'란 주제로 특강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학생들과 직접 소통하겠다는 취지로 강단에서 내려와 마이크를 든 박 시장은 최근 열중하고 있는 마라톤에 대해 "뛸 때는 정말 그만두고 싶은 욕망이 수 차례 온몸을 사로잡는다. 심지어 숨이 넘어가는 건 고통스럽다"며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평소에 자신과 익숙한 것으로부터 의절하는 게 즐거움이 쏠쏠하다. 그것은 바로 도전이다.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그렇듯 작은 고비를 넘기면 다음에는 새로움이 펼쳐진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 대상으로 부모님에 이어 고 조영래 변호사라고 알렸다. 조 변호사에 대해 1986년 부천에서 권인숙 성고문 사건 변호인단으로 참여하며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박 시장은 "이 분은 44살의 나이로 요절했는데 1990년 12월 12일로 날짜도 또렷하게 기억한다"면서 "세상을 보는 통찰력과 실행력, 또 많은 사람들을 안아주는 포용력을 갖췄다고들 했다. 주변에서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한 말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선배께서 돌아가시기 전 하신 말씀이 '박 변호사, 변호사 그만 두고 외국을 나가보게'라고 했는데 더 넓은 세상을 보라는 직언이었다"고 회상했다. 박 시장은 실제 그 이후 주택을 팔아 역사문제연구소에 기부하고 영국유학을 떠났다. 성공한 변호사로서의 삶을 과감히 버리는 계기가 된 셈이다.
박 시장은 2014년 서울시장 출마 당시의 포스터를 무대 화면에 보여주며 '당신 곁에 누가 있습니까'라고 적힌 문구로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세월호 이후 시대에서 저는 여러분의 곁을 지키겠다는 약속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정의 화두이자 재직 중 자신이 잘한 업무 가운데 하나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시와 산하기관에 근무 중인 1만여 명의 비정규직 근로자에 지위를 안정화시키며 직접 신분증을 달아줄 때 눈물이 났단다. 우리사회에서 차별받는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한 아름다운 기억이라고 했다.
박 시장은 보행전용길로 400여 종의 식물이 식재된 ‘서울로 7017’을 건축적 상상력이 구현된 공간이라고 피력했다. 또 고령인구에 접어들면 사회복지사가 삶의 전반을 챙겨주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를 우수정책으로 나열했다.
박 시장은 "이런 각종 정책들은 혁신이 늘 일어나는 서울이기에 추진될 수 있었다. 도시는 혁신과 협치의 실험장임에 틀림없다. 뭔가 새로운 도전에 항상 목말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 속에 하나 그 이상의 도전을 준비하면 좋을 듯싶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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