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아쉬운 감이 있지만, 그래도 일단 아이폰이라 믿고 써볼라고요.”
3일 오전부터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앞에 일렬로 늘어선 대기행렬. 애플의 신작 아이폰8의 개통을 기다리는 사전예약 신청자들이다. 아침부터 안개가 끼고 가랑비에 옷이 젖는 궃은 날씨속에도 이들은 차분히 기다림을 이어갔다. 적적한 시간을 스마트폰 사용으로 할애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대부분 아이폰 유저들이다.
애플의 아이폰8이 이동통신 3사를 통해 국내시장에 일제히 풀렸다. 전작에 비해 개통행사 열기는 확연히 줄어들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광화문에 나온 아이폰 마니아들의 상기된 표정에서 ‘그래도 아이폰’이라는 기대감도 읽혔다.
◆ KT, 줄서기 개통행사 유일…“아이폰전문가는 KT”
오전 8시 KT의 올레스퀘어의 문이 열리고 사전예약 신청자들이 입장하자 분위기는 한층 고조됐다. 매장 안이 순식간에 고객들과 취재진으로 뒤범벅이 됐지만, KT 직원들은 으레 있엇던 일인 양 차분한 모습으로 손님들을 맞으며 개통상담을 진행했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가장 많이 선택된 모델은 64GB 용량의 골드 색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고객 대부분은 20~30대의 젊은 층이다.
KT는 이통3사 중 유일하게 아이폰8 개통 줄서기 행사를 진행했다. 개통 1호를 위해 지난 10월 31일부터 이규민(27세, 서울 강동)씨가 무려 66시간을 기다리는 열의를 보였다. 1호 개통자에게는 76.8 요금제 1년 지원과 애플워치 Series 3 GPS를, 2~3호 고객에게는 애플 블루투스 에어팟을 제공했다.
이규민 씨는 “5년정도 꾸준히 아이폰 모델을 사용했다”면서 “홈 버튼이 장착된 마지막 단말기 아이폰8의 첫 번째 개통자가 돼 굉장히 뜻 깊은 경험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KT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KT가 데이터 제공도 타 통신사보다 우수하고 속도도 좋다고 생각한다”며 “이전에는 4만원대 요금제를 사용했는데, 1년동안 그 이상의 요금 지원을 받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측면에선 아이폰8에 대한 관심도가 예년보다 덜한건 사실이다. 총 100명의 고객을 초청한 이번 행사에서 오픈시간 직전까지 나타난 고객들은 절반에도 못 미친 49명이었다.
아이폰X를 기다리는 수요로 인해 아이폰8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데다 경품 규모도 예년만 못했던 탓이다. KT는 지난해 아이폰7 1호 개통자에게 아이패드를 비롯해 230만원 상당의 경품을 줬지만, 올해 경품은 애플워치 등 150만원 상당으로 줄였다.
사전예약자들의 아이폰8 구매요인은 가격적 측면과 함께 디자인이 주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통자 김민철(가명)씨는 “아이폰X와 아이폰8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지만 가격적 측면을 고려해 구매를 결심했다”며 “아이폰을 사는 데 25% 요금할인이 유리한 것도 뉴스를 통해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통자 이선미씨(가명)는 “디자인이 예쁘고 홈버튼이 있어 사용하기 편하는 점에서 주저없이 아이폰을 택했다”면서 “다른 지인들은 아이폰X를 기다리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개통행사 열기가 예전같지는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 “아이폰X에 대한 대기수요도 어느정도 있으나, 아이폰8이 하반기 최대 기대작이니만큼 판매는 순조롭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SK텔레콤, 카페에서 진행한 ‘문화가 있는 개통 행사’
“아이폰8이 예쁘더라구요”
이날 서울 중구에 위치한 ‘루프트 커피’에서 개최된 SK텔레콤 아이폰8 시리즈 개통행사에 참석한 김준영(23)씨는 갤럭시S6에서 아이폰8으로 갈아탄 고객이다.
행사장에 있던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아이폰만 고집하는 ‘마니아’로, 이전 아이폰 시리즈에서 신작으로 갈아탄 경우가 대다수였다. 김씨는 그 장소 있는 거의 유일한 갤럭시 사용자였다. 그가 선택한 모델은 아이폰8 스페이스그레이였다. 김씨는 “이전에 쓰던 폰은 디자인이 맘에 드는 편은 아니었는데, 아이폰8을 보고 바로 주문했다”며 “다 좋지만 디자인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콤은 ‘문화가 있는 개통 행사' 콘셉트로 사전예약자 중 40명의 고객과 함께 행사를 진행했다. 참석자는 사전예약자 중 무작위로 추첨된 고객으로, 전날부터 1호 개통자가 되기 위해 줄을 서는 등의 풍경은 보이지 않았다. 참석자 40명은 오전 8시 행사 시작과 함께 입장했다. 행사장인 카페 곳곳에는 아이폰으로 찍은 풍경사진들이 전시돼있었고, 바리스타들이 참석자들에게 커피를 내려 제공했다.
참석자 전원에게는 △애플 에어팟(Air Pods) △스타벅스 상품권(5만원권) △텀블러 등을 증정했고, 추첨을 통해 △맥북 에어(256GB) △아이패드 12.9형 모델 △누구 미니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특히 맥북 에어의 주인이 누가 될지에 이목이 집중됐다. SK텔레콤의 모델인 배우 설인아 씨가 상자에서 당첨번호 18번을 뽑았다.
18번 고객은 서울 서대문구에서 온 구희명(35)씨였다. 구 씨는 “아이폰8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원하던 디자인으로 예쁘게 나와 만족한다. 하드웨어적으로 발전한 부분도 기대 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SK텔레콤이 아이폰 마니아들을 위해 마련한 ‘T아이폰클럽8’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지는 편이었다. T아이폰클럽8은 가입 12개월 이후 아이폰 신제품으로 기기변경이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월 3190원을 내면 추후 기기값을 할인받을 수 있는 부가서비스다. 많은 참석자들은 ‘아이폰X에 관심이 없다’, ‘아이폰X에 관심은 있지만 혜택이 크지 않은 것 같다’는 이유로 가입을 꺼리는 모습이었다.
◆ LG유플러스, 아이폰8 파격 혜택 ‘실화냐’
LG유플러스는 이날 강남 직영점에서 30명의 고객을 초청해 아이폰8 출시 행사를 열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0월 23일부터 29일까지 애플 제품 사용기 공모전을 통해 8명을 출시 행사에 초청했다. 행사에 참석한 8명의 고객은 닥터드레 무선 헤드폰을 제공받고 숫자 ‘8’ 모양의 조형물에서 아이폰8을 손에 쥐고 기쁨을 함께 나눴다.
김새라 LG유플러스 마케팅그룹장(상무)은 아이폰8 출고가의 최대 50%를 보장해주는 ‘아이폰8 중고폰 가격 보장 프로그램’과 12개월까지 폰 분실·파손 보험상품 이용료 지원 프로모션 등 LG유플러스만의 파격적인 혜택을 소개해 자리에 참석한 아이폰 마니아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었다.
이어 국내 아이폰 관련 지식 보유 1인자로 알려진 안택현 LG유플러스 사원이 아이폰8만의 특장점을 조목조목 소개했다. 전작과 달라진 아이폰8의 기능과 조작법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뤄졌다. 안 사원은 전세계 아이폰 전문 판매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2016 글로벌 SEED 챌린지’에서 국내 최초로 글로벌 Top10에 들어간 인물이다.
이밖에도 LG유플러스는 개통 고객 22명을 대상으로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 증정식도 진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