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대책 10일…"자산가 강남권 블루칩 선호 현상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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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7-11-0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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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초 0.50%, 강동 0.30%, 강남 0.29% 등 강남권 아파트 매맷값 주간상승률 고공행진

2017년 11월 3일 기준 서울 주요 자치구 주간 매매가격 변동률 비교(%). [자료출처=부동산114]


최근 정부의 고강도 규제와 대출 압박이 이어지는 분위기 속에서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의 호가 상승은 자산가 계층의 '블루칩' 선호 현상이 더욱 짙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발표된 지 10여일 흐르면서 투자심리 위축과 대출부담 여파로 전반적인 매수세가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 강남권은 공급 제한에 따른 희소가치로 상승 기대심리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계부채 대책이 애꿎은 중산층만 압박하고, 여유자금이 풍부한 고액 자산가들에게는 별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꾸준한 상승폭을 유지했다. 5일 부동산114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20%를 기록, 전주 대비 0.01%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강남권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자치구별로 서초가 0.50%로 가장 상승률이 컸고 △강동(0.30%) △강남(0.29%) △동대문(0.23%) △서대문(0.2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은 수요가 몰리는 강남 및 도심 일대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정부가 지속적으로 수요 억제책을 펼치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웬만해선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수요층 인식을 바꾸기 어려운 만큼, 현재의 견조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남구 '현대1차' 전용면적 196㎡는 올봄 37억3000만원에서 현재 40억원까지 호가가 크게 올랐다. 또 '현대2차' 전용 160㎡는 20억원대 후반에서 30억원대 초반으로 가격이 뛴 상태다.

현대1차 인근 S중개업소 관계자는 "현대 아파트는 강남에서도 손꼽히는 중대형 고가 아파트"라며 "레버리지에 얽매이지 않는 자산가들이 많아 보유세 압박 정도면 모를까, 가계부채 대책으로 인한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초구 일대 시세도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반포동 '래미안 반포 퍼스티지', '반포 자이', '반포 힐스테이트' 등이 한 주 만에 1500만~5000만원까지 상승했다. 일대 단지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구상 등의 호재가 섞이며 매도자들의 기대심리가 높아졌다.

또 방배동 '서리풀 e편한세상1차' 전용면적 164㎡의 경우 14억~16억5000만원 수준의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실제로는 17억원까지 호가가 반영된 매물이 출시되고 있다.

인근 N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1개월간 일대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호가가 크게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워낙 대형 아파트 매물이 귀한 데다, 그간 상대적으로 중소형에 비해 가격이 오르지 않았던 점도 최근 호가 상승세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대한부동산학회장은 "오히려 가계부채 대책으로 인해 강남권 아파트의 진입 장벽만 한층 더 높아졌다"며 "입성을 원하는 대기수요는 많은데 단지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지니, 이를 구매할 수 있는 계층이 상대적인 이익을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약시장의 경우 초겨울 비수기에 진입함에도 불구, 전국에서 총 13곳의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주말 사흘간 약 2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가운데 다음 주에도 13곳의 모델하우스 오픈이 예정돼있는 등 청약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이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에 주거 가능 생활숙박시설로 공급한 '별내 아이파크 스위트'의 경우 모델하우스에만 사흘간 무려 3만여명의 방문객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건설이 지난 3일 오픈한 부산 연산6구역 재개발 '연산 롯데캐슬 골드포레'도 주말 간 2만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밖에 울산 '전하 KCC 스위첸'에도 1만20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연내 많은 시간이 남진 않았지만 올해는 내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 규제가 크지 않다"며 "수도권 및 부산 등 청약 인기지역의 경우 청약자들이 연말까지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강남 고가 아파트의 경우 수요자들이 연초보다 줄었는데, 공급자들의 감소폭은 이보다 더 커졌다. 수급불균형에 따른 상승세로 봐야 한다"며 "재건축 조합설립인가 이후 전매가 불가능해진 점이 공급 제한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상승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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