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및 전자 관련 계열사가 빠르면 이번 주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를 마무리하고, ‘신년 혁신체제’를 본격 가동한다.
이를 통해 그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부재와 미래전략실 해체에 따라 표면화된 삼성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이 금주 중 사장단 및 부사장급 이하 인사를 끝내면 예년(통상 12월 초)보다 한 달 이상 빠르게 신년 체제를 갖추게 된다.
◆남은 사장단 거취 및 조직 개편도 마무리될 듯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및 전자 관련 계열사가 이르면 이달 둘째 주에 부사장급 이하 임원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보통 사장단 인사 후 일주일 내 부사장급 임원 이하 인사를 실시해왔다. 앞서 지난 2일 삼성전자는 회장 1명, 부회장 2명, 사장 7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부사장급 이하 인사도 삼성전자의 세대교체 기조와 맞물려 대규모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삼성이 인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혁신에 나서려고 하는 만큼 전자 계열사뿐만 아니라 금융 등 나머지 부문도 이달 안에 인사가 끝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사회 중심 ‘삼각체제’ 리더십 완성... 혁신 정체 요소 제거 나설 것으로 관측
업계에서는 인사와 조직개편이 끝나게 되면 삼성전자가 그동안 지적받아왔던 혁신 정체 요소의 제거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위주의 치우친 수익구조, 대형 M&A(인수합병) 저조, 결여된 신사업 발굴 노력,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부족 등이다. 이 부회장 등 그룹의 컨트롤 타워의 장기간 부재로 누적된 문제들이다.
반면에 삼성의 혁신이 거꾸로 돌아가는 사이 애플과 구글 등 경쟁사들은 미래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일례로 애플은 이밖에도 차세대 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낸드플래시 반도체 분야 등에도 새롭게 투자하고 있다. 구글도 최근 대만 스마트폰 업체인 HTC로부터 지식재산권과 개발인력을 11억 달러(약 1조24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리더십의 부재로 인해 내상이 커져왔다”며 “이에 위기감이 내부적으로도 점점 커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용퇴 등으로 표출됐으며,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에서도 조급함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으로 업계에서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의 신설을 꼽고 있다. 정현호 전 미래전략실 사장이 수장을 맡은 사업지원TF는 계열사 간 공통 이슈에 대한 대응과 협력을 이끌어 낼 목적으로 구축됐다. 옛 미전실이 하던 역할의 일부를 맡게 되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각 부문별 CEO(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사업지원TF를 상호 협력하는 리더십을 비로소 완성했다는 뜻이다.
재계 관계자는 “앞서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뜻에 따라 지난 3월 이사회 중심의 자율경영을 선언해 투명하고 책임있는 경영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며 “이는 이 부회장의 추구하는 ‘뉴삼성’의 핵심이며, 신년에는 새로운 조직을 바탕으로 본격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