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성폭행·협박…한샘, 이거 실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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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7-11-05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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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 여직원, 사건처리과정서 2차 피해 주장

  • 한샘 주요고객층 30대 여성, 회장 사과에도…불매운등 등 비난 확대

'여직원 화장실 몰래카메라 촬영', '신입 여직원을 성폭행한 교육담당자', '성폭행 사건을 덮기 위한 인사담당자의 회유와 협박', '사건 처리과정에서 벌어진 2차 성추행.'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황당하게도 국내 1위의 종합가구업체 한샘에서 발생했다.

한샘은 5일 임직원 성폭행 및 미숙했던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해 회장 명의로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샘의 주요 고객층인 30대 여성을 중심으로 불매운동까지 일어나고 있다. 

5일 경찰과 한샘에 따르면 올 초 한샘에 입사한 신입 여직원 A씨는 교육담당자였던 남직원 B씨에게 회식 후 성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경찰 수사와 한샘 인사위원회가 진행되는 동안 B씨와 인사담당자 C씨로부터 지속적인 회유와 협박 등을 당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결국 A씨는 B씨의 경찰 고소를 취하했다. 한샘은 A씨가 진술을 번복하고 경찰 고소를 취하한 점을 고려해 B씨에게 정직, A씨에게 감급 징계를 내렸다.

수사를 담당했던 서울 방배경찰서 측은 "당시 여직원이 고소를 취하했고, 증거가 불충분해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로 넘겼다"며 "검찰도 증거 불충분으로 남성 직원을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샘은 성폭행 사건을 덮기 위해 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씨는 “인사팀장과 법무팀에서 지속적으로 찾아와 ‘B씨가 (너를) 좋아하고 있다’, ‘B씨의 인생을 꼭 망쳐야 겠냐’, ‘(경찰에서 수사가 들어와 귀찮게 되면) 그냥 해고시켜도 (회사가)문제가 될 건 없다’고 협박과 회유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추가 범행도 드러났다. A씨는 B씨와 가까워진 계기에 대해 "앞서 당했던 화장실 몰래카메라 피해에 관한 조언을 주고받으면서"라고 했다. 또 인사팀장 C씨로부터 추가적인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발했다. 성폭행 사건 후 C씨가 새 근무처를 물색해 주겠다며 부산의 한 호텔로 유인해 성희롱했다는 것이다.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강경한 대응을 예고했다. 법적인 조치와 별개로 한샘의 후진적인 인사관리 행태와 인사위원회 운영방식 등도 여론의 비난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비난 여론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사건 재조사 청원뿐 아니라 한샘 가구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한샘을 애용한다는 직장인 안모씨(35)는 "사내에서 성추행 등이 일어날 때마다 막연하게 '회사는 남자편'이라고 느꼈는데 이번 사태는 매우 충격적"이라며 "기업에 대해 매우 실망한 터라 당분간 한샘을 이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남성 중심적이었던 기업 문화의 민낯이 여실하게 드러난 사례로 지목했다.

김정규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가해자가 평소에 다정한 태도를 보였던 사람이라면 피해자 입장에서는 분노감정을 억압하기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진다"며 "피해자가 성폭력의 책임을 자기 잘못으로 생각하고 좌절감과 죄책감에 빠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사실 관계를 떠나 반성한다"며 "제2, 제3의 직원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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