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서 재닛 옐런 의장에 이어 통화정책의 투표권을 가진 또 한명의 핵심인사가 퇴진할 예정이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후임자를 찾는 대로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CNBC가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더들리 총재의 퇴임은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현 연준 이사를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것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방송은 전했다.
통화완화 정책에 우호적인 비둘기파인 더들리 총재의 임기는 원래 2019년 1월까지이다. 그러나 후임자가 정해질 경우 이르면 내년 초에 새로운 뉴욕연은총재가 취임하게 될 수도 있다.
뉴욕 연은 총재는 미국의 통화정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다른 지역의 연은총재들과는 달리 항상 투표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FOMC에서 고정표를 행사하는 이는 연준 의장과 부의장 등 이사진 7명이며, 지역 연은 총재로는 뉴욕 총재가 유일하다. 나머지 지역의 연준 총재들은 돌아가며 표를 행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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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내 2인자인 스탠리 피셔 전 부의장의 자리는 조기 퇴임으로 이미 공석인 가운데, 더들리 총재의 퇴임이 이어지면서 금리를 결정하는 연준 이사진의 구성에는 큰 변동이 생기게 된다. 파월 이사는 의장의 자리로 옮겨갔으며, 옐런 의장은 퇴임 뒤 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사진 4명의 자리가 공석이 된다.
앞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파월 이사는 옐런 의장과 비슷한 비둘기파로 통화정책에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시장은 내다보았다.
그러나 부의장 자리를 비롯한 연준 이사진 공석에 매파적 성향의 인물들이 포진할 경우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의 방향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지적했다.
특히 파월과 함께 유력한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됐던 존 테일러 스탠퍼드 교수가 부의장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화완화정책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매파인 테일러 교수가 부의장에 임명되고 다른 이사 자리에도 매파 성향의 인물이 기용될 경우 금리인상의 속도는 다소 빨라질 수 있다.
미국은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률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재닛 옐런 의장은 목표치를 밑도는 인플레이션 수치를 '미스터리'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재닛 옐런 의장을 비롯한 비둘기파는 낮은 물가상승률을 이유로 점진적 금리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통화완화정책에 부정적 매파는 인플레이션 수치가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의 거품이 커지고 있어 금리의 선제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블랙록의 릭 라이더 투자책임자(CIO)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의장은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에 너무 집착할 필요가 없다"면서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면, 연준은 2%에 미치지 못하는 1% 대의 인플레이션도 용납해야 하며, 목표치 달성을 위한 인플레이션 조장은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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