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방송사들의 중국 상표출원이 1년 새 72%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특허청에 따르면, 2016년 한국 방송프로그램의 중국에 대한 상표출원 건수는 127건으로, 전년에 비해 7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내 상표출원 건수는 지난 2009~2013년까지 연평균 8건에 불과했으나 2014년(60건)을 기점으로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드라마 등 한류 문화콘텐츠가 중국 내에서 인기를 끌면서 중국 진출을 위해 현지 상표를 출원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출원 건수는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올 9월 17일까지 집계된 상표출원은 18건에 불과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한·중관계가 악화되자 관련 시장도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국은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 영화와 드라마 등의 방영을 제한해왔다.
지난해 한국 방송사들이 많이 출원한 프로그램은 '대장금'(42건)이었다. 이어 오디션 프로그램인 '소년24'(18건), '로봇트레인'(17건), '프로듀스 101'(15건), '바나나둥둥'(15건) 등으로 많았다.
장르별로 보면 예능프로그램이 전체의 33%를 차지하면서 1위를 기록했다. 음악관련 프로그램(29%)과 애니메이션(19%) 비중도 컸다. 주요 출원인으로는 미디어 콘텐츠 전문 기업인 CJ E&M이 200여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MBC가 65건, KBS가 45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방송프로그램의 한국 내 상표출원은 2013년 511건을 기점으로 2014년 265건, 2015년 258건, 2016년 247건 등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내 한류열풍으로 한국 상품과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게 되면서 중국 상표브로커로부터 국내 상표를 보호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실제 피해를 입은 국내 기업도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만 중국 상표브로커에 의해 도용된 국내 기업 상표는 1232개로, 이로 인한 피해액이 약 1740억원에 달했다.
최규완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방송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일반 수출기업도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상표출원을 해야 한다"며 "중국 상표브로커에게 선점된 상표가 이미 등록돼 있고 상표만 보유하고 있을 땐 불사용 취소심판이라는 제도를 활용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과 중국 당국이 사드 문제로 냉각된 한·중관계를 정상화하기로 하면서 문화콘텐츠 확산도 기대되고 있다. 저작권 침해에 대한 대응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최규완 국장은 “최근 중국과의 관계가 예전과 달라 방송 관계사들이 프로그램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향후 양국의 관계개선 가능성을 고려하면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