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에게도 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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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 기자
입력 2017-11-0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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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 목소리 내면서 FTA 등 강경발언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첫 일본 방문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밀월관계’를 과시하면서 미국의 아시아외교가 일본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에는 찬성하지만 한·미·일 동맹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사실상 중국을 겨냥해 ‘인도·태평양론’이라는 단일 메시지를 내면서 ‘한·중관계 복원’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선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했다.

청와대는 곧바로 “북핵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국회에서 밝힌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 참여,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 발전 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이른바 ‘3노(No)’ 입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되고 있기도 하다.

청와대는 6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미 정상회담의 풍향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총리는 이날 미·일 정상회담에서 핵·미사일 개발을 거듭하는 북한에 대해 최대한 압력을 가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아베 총리도 북한에 대한 일본의 독자 제재 대상을 확대해 복수의 개인과 단체를 추가하는 방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문제나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아베 총리와 논의가 있었다"며 "앞으로 무역 불균형 문제는 시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과 일본 기업 경영자 대상 간담회에서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 "일본에서는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의 차 판매가 저조하다"는 등의 말로 통상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를 직접 공격했다.

또 일본이 복귀를 요구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미·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강하게 시사하기도 했다.

이처럼 미·일 양국은 북한 문제 등 안보 이슈처럼 이견이 없는 분야에서는 공조를 내세우면서도 무역 등 이견이 있는 문제에 대해선 ‘틈’을 보인 것이다.

북한의 위협을 매개로 일본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등 억제력 제공,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일 공조 강화를 통한 대응을 강조하는 동시에 경제 분야에서는 양보를 요구하는 것도 '트럼프 협상방식'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트럼프 협상방식은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에서도 역시 가장 주된 의제는 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그에 따른 한·미 공동의 대응방안과 한반도 평화구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가 상대적으로 제재 못지않게 북한과의 대화에도 공을 들이는 만큼 대화와 압박을 병행해야 한다는 '투트랙' 기조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기시키고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추구 기조에 미국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데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와 마찬가지로 무역 불균형 문제, 즉 FTA 문제를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이슈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그간 FTA의 호혜성 원칙이 지켜져 왔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온 만큼 국익을 지킨다는 대원칙 아래 FTA 재협상 문제도 절차대로 정교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와 FTA 이슈 외에도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와 관련한 최종 합의,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순환배치 확대, 미국의 첨단무기 획득 등도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한·미동맹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평택의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하는 것을 계기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이슈를 내세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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