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한미 FTA 분수령…양국 정상회담 '실리외교'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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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7-11-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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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 착수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7일 양국 정상회담에서 다루게 될 통상의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어떤 언급을 하느냐에 따라 한·미 FTA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10일 한·미 FTA 개정협상 관련 공청회 개최를 앞둔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나눈 대화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도 농축산물 시장 개방 등 민감한 부분에 돌출발언을 할 경우, 향후 협상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정상회담의 성격상 트럼프 대통령이 미 무역적자 감소 등 원론적 수준의 발언에 그치는 등 한·미 FTA 개정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달 31일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자동차나 철강 등 구체적 품목과 관련한 요구를 할 가능성보다 "무역적자를 줄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FTA 폐기' 발언 등 예상을 벗어난 그간의 행보를 볼 때 이번에도 깜짝 발언을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떤 행동도 마다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겉으로는 북핵 논의에 무게를 두겠지만, 실제 신속한 한·미 FTA 개정을 위한 전방위 압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에 자동차와 농업 등 관련 업종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對) 한국 무역적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자동차를 불공정무역의 대표사례로 언급해 왔다. 지난해 양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한국 160억 달러, 미국 17억 달러로 10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우리 자동차 업계가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관세 부활이다. 한국차 관세율은 FTA 발효로 2012년부터 4년간 2.5%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폐지됐다. 덕분에 한국차는 관세 2.5%가 적용되는 유럽차와 일본차보다 가격경쟁력이 높다.

하지만 관세가 부활하면 가격경쟁력이 사라져 가뜩이나 부진한 수출이 더욱 고전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전체 수출 중 미국 시장의 비중은 올해 상반기 현재 3분의1에 달한다.

농업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일각에서는 농축산시장의 추가 개방이 미국의 진짜 노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FTA 체결 당시 우리 정부는 쌀을 비롯한 '민감품목' 16개를 관세철폐 대상에서 제외했다. 쇠고기를 비롯한 1499개 품목은 2~20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했는데, 현재까지 관세가 남은 품목은 545개다.

정부는 농업이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라인'이라는 입장을 연일 밝히고 있지만, 한·미 FTA 개정이 농축산물 시장 추가 개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산업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이 공산품과 농축산물 등 품목별로 관세 양허 일정 조정 등 추가 개방에 따른 경제적 효과를 분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정부의 농축산물 사수 의지가 약해진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는 이런 시나리오 분석이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라 통상협상 개시 이전에 하는 일상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학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 자동차·철강·농업 등의 분야를 거론할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 정부도 그간의 스탠스(입장)대로 한·미 FTA의 상호 호혜성을 강조하고, 서비스 부문 등 우리가 불리한 부분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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