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참여예산제도 시행 코앞인데…운영방향‧사업계획 등 기준마련에만 허송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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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입력 2017-11-0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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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국민참여예산제도 운영에 23억4800만원 신규편성

  • 위원회 등 구체적 계획 오리무중…기준마련 시급

정부가 내년부터 국민이 직접 예산을 편성해 사업하는 ‘국민참여예산제도’를 도입한다. 그러나 운영방향이나 구체적 사업계획 등을 정하지 못해 시행 전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국민참여예산위원회(가칭) 구성에 대한 대표성‧전문성‧공공성 등 종합적인 기준안 마련도 허송세월이다. 급조된 위원회가 구성될 경우, 원래 취지인 공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이유다.

국민참여예산제도 운영사업은 국민이 예산사업 제안‧심사‧결정에 참여해 재정운용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제도다. 이를 위해 기재부는 내년에 23억4800만원을 참여예산제도 사업에 신규 편성됐다.

또 국민이 직접 결정하는 참여예산을 올해 시범 도입해 내년 예산안에 6개 사업, 422억원을 편성했다.

내년부터 공식적인 신규사업으로 국민참여예산제도를 도입, 참여예산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국가 예산은 헌법에 따라 정부가 예산편성 권한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정부 예산편성 절차 폐쇄성에 대한 비판과 행정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금까지 국가예산 편성절차에 참여예산제도를 도입한 사례는 없다. 향후 제도 설계 및 운영방향에 대해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배경이다.

특히 국민참여예산제도 시행이 당장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데, 2개월이 남은 시점에서 위원회 구성이나 운영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현재까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는 국민참여예산제도 운영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현재까지 마련돼 있지 않은 부분을 지적하고 나섰다.

신규 편성한 23억4800만원에서 14억3300만원이 국민참여예산위원회 운영예산인데, 구성인원과 단가 등 구체적인 예산 산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또 전체 국가예산 중 국민제안 예산사업 규모의 비중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책정할지에 대해서도 아직까지 결정된 바 없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중앙정부 차원의 참여예산제도가 최초로 도입되는 만큼, 면밀하고 신중한 사업설계 및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심의가 요구된다”며 “기획재정부는 국회 예산안 심의 전까지 조속히 사업계획을 마련해 제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민참여예산제도를 도입할 경우, 대표성·전문성·공정성을 고려해 국민참여예산위원회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놨다.

대표위원들이 지역·업종 등 개별 이해관계가 아닌 공익 목적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참여예산위원회는 국민을 대표해 예산편성 과정에 참여하게 된다. 지역·소득수준·직업 등 다양한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 대표성을 갖추도록 선정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장기간 거주해 지역현안에 익숙한 지역주민이 전문성을 갖는 지역사회 정책과 달리 국가정책은 광범위하고 다양한 분야로 구성됐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 밖에 참여를 통한 직접민주주의 실현가치가 현행 대의민주주의 제도를 조화롭게 보완할 수 있도록 국민참여예산 대상과 범위를 균형있게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민참여예산 대상 및 범위가 지나치게 클 경우, 대의민주주의를 통한 현행 예산통제와 일정 부분 중복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로 범위가 과소할 경우, 국민참여를 통한 직접민주주의 실현이라는 대의민주주의 보완 취지가 명목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참여예산제도는 지난 2004년 광주 북구, 울산 동구, 안산시 등을 시작으로 다수 지방자치단체들이 참여예산조례를 제정해 도입했다.

2012년에는 인구 1000만명 이상 초거대도시 중에서 세계 최초로 서울시가 참여예산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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