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을 이끈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KBO리그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수상하는 새 역사를 썼다.
양현종은 6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2017 KBO 정규시즌 시상식에서 주인공인 MVP의 영예를 안았다. 이날 공개한 프로야구 취재기자단 투표 결과 양현종이 856점 만점에 총 656점을 얻어 294점을 받은 최정(SK)을 크게 따돌리고 정규시즌 MVP에 선정됐다.
KBO리그 기자단은 한국시리즈 결과와 무관한 표심을 위해 지난달 6∼9일 MVP와 신인왕 투표(MVP 후보는 1위부터 5위까지 각각 8∼1점, 신인상 후보는 1위부터 3위까지 각각 5∼1점)를 마쳤다.
올해 양현종은 KIA를 정규시즌 1위에 올린 특급 투수였다. 양현종은 올 시즌 31경기에 선발 등판해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을 올리며 팀 동료 헥터 노에시와 공동 다승왕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승률 2위(0.769), 최다이닝 2위(193.1이닝), 평균자책점 5위 등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양현종은 1995년 이상훈(LG 트윈스) 이후 토종 선수로는 22년 만에 선발 20승 고지를 밟아 의미를 더했다.
또 양현종은 한국시리즈에서도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10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이며 팀의 통합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해내 MVP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통합 MVP’의 주인이 된 양현종은 투표 결과의 이견이 없을 정도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로 빛났다.
통합 MVP를 수상한 양현종은 “어렸을 때부터 목표는 MVP나 골든글러브를 받는 것보다 영구결번이었다”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개인 통산 100승을 달성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아내가 애 둘을 키우면서 힘들어했는데, 이제 멋진 아들, 남편, 아빠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울먹였다.
또 자유계약선수(FA) 1년 계약이 만료된 양현종은 “KIA 팬 여러분께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내년에도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겠다는 것”이라며 KIA 잔류를 선언해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날은 KIA의 잔칫날이었다. MVP 투표에서도 홈런왕에 오른 최정을 제외한 상위 5명 가운데 양현종을 포함해 3위 헥터(208점), 4위 최형우(166점), 5위 김선빈(141점) 등 4명이 KIA 선수들이었다. 또 개인 타이틀 수상에서도 다승(양현종, 헥터), 타격(김선빈), 출루율(최형우), 득점(로저 버나디나) 등 4개 부문에서 KIA 선수들이 타이틀을 휩쓸었다.
한편 평균자책점 라이언 피어밴드(kt), 탈삼진 메릴 켈리(SK), 홀드 진해수(LG), 손승락(롯데 자이언츠), 홈런·장타율 최정(SK), 타점 다린 러프(삼성), 최다안타 손아섭(롯데), 도루 박해민(삼성) 등이 각 부문 1위에 올랐다. 상금은 300만원.
신인왕에는 이정후(넥센)가 535점 만점에 503점으로 2위 김원중(롯데·141점)을 무려 362점 차로 제치고 생애 한 번뿐인 영광을 만끽했다. 1위 표 107표 중 98표를 얻는 압도적인 신인왕이었다.
이정후는 ‘타이거즈 전설’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로 입단 당시 주목을 받았다. 이정후는 1993년 양준혁(당시 삼성)에게 밀려 아버지도 받지 못했던 신인왕을 수상해 감격이 더했다. 이정후는 KBO리그 최초로 고졸 신인 최초로 전 경기(1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111득점을 올리며, 역대 신인 최다 안타(종전 서용빈 157개)와 최다 득점(종전 유지현 109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정후는 트로피와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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