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방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투신해 숨진 故 변창훈 검사가 투신 전 유족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창훈 검사는 투신 전 지인들에게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살기 싫다' '억울하고 원통하다' 등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 장례식장에서 변창훈 검사의 부인은 "국정원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인데 애기 아빠한테 다 뒤집어씌우고 애들 보는 데서 집안 압수수색하고 후배 검사한테 15시간이나 조사받으면서 너무나도 원통해 하고 억울해했다"며 조문객을 향해 호소했다.
지인들 역시 "그는 괜찮은 사람이었다. 파견 나간 공무원으로 직분에 충실했을 뿐인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이런 식으로 범법자로 몰았으니 본인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앞서 6일 오후 2시 30분쯤 서울 서초동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 건물 4층에서 변창훈 검사가 투신했다.
이날 변창훈 검사는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앞서 상담을 받던 중 화장실 창문으로 뛰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19 구조대에 의해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외상이 심해 결국 오후 4시쯤 숨을 거뒀다.
2013년 국정원이 검찰 수사와 재판에 대응하기 위해 꾸려진 '현안 TF' 구성원이었던 변창훈 검사는 압수수색에 대비해 허위 서류 등을 비치한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을 만들고, 심리전단 요원들이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 과정에서 실체와 다른 진술을 하도록 지침을 제시하는 등 사건을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었다.
투신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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