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맥주를 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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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7-11-0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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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트진로 마산공장 사들여 수도권·경남 판매망 확충

7일 오후 경남 창원시 무학 창원1공장 본사 다목적홀에서 좋은데이 고객과 함께하는 CEO와 대화의 장이 열린 가운데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무학 제공]



무학이 소주시장 1위인 하이트진로의 공장 한 곳을 사들여 주류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8일 무학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하이트진로의 경남 마산 맥주공장을 인수, 수도권과 경남지역의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와 관련, 공장 주인인 하이트진로는 내년 상반기까지 홍천·전주·마산 맥주공장 세 곳 가운데 한곳을 매각한다고 공시한 것 외에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무학의 인수 의지는 확고하다.

마산 공장은 하이트진로가 내놓은 세 곳 가운데 지난해 기준 연간 생산량이 가장 적지만(18만7397㎘), 무학이 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인 만큼 지역 주류시장 장악에 ‘힘’을 싣기 위해 이 공장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재호 무학그룹 회장은 지난 7일 무학공장 본사가 있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소비자 참여 간담회에서 “주류 경험이 많은 우리가 (하이트진로 공장을) 인수해 새로운 맛과 고품질의 맥주를 생산하면 이윤이 많이 남지 않아도 지역경제가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빚을 내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서 인수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소주회사인 무학이 맥주공장 인수에 나선 것에 대해 ‘수도권 진출 실패’를 자인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진출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무학 소주 ‘좋은데이’는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롯데주류 ‘처음처럼’에 밀려 업계 추산, 전국 점유율 2%를 넘지 못하고 있다. 무학의 본진인 경남지역에서조차 경쟁사인 대선주조에 점유율을 일부 빼앗기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무학 관계자는 “경남에서 점유율이 다소 하락한 것은 사실이지만 수도권 마케팅 치중이 원인은 아니다”라며 “인수할 공장의 활용계획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사업 확장보다는 기존에 하던 것을 더 잘하겠다는 노력, 지역 자존심을 살리겠다는 의지로 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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