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사장 "구글ㆍ애플은 우리 증권업에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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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7-11-0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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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사진=아주경제 DB]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구글이나 애플에 기존 증권업을 빼앗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9일 권용원 사장은 기자와 만나 "우리 증권업계에서 정보기술(IT)은 아직도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만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밖으로 눈을 돌리면 금융시장 패러다임을 뒤바꿀 블록체인, 인공지능(AI) 연구에 연간 수십조원씩 쓰는 기업이 적지 않다"며 "정부가 돕지 않는다면 국내 금융사에서는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아마존은 2016년에만 연구개발(R&D)에 161억 달러(약 17조9000억원)를 썼다. 구글을 자회사로 둔 알파벳과 애플도 R&D에 각각 139억 달러, 100억 달러를 지출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알리바바는 3년 동안 150억 달러를 투자해 AI를 비롯한 첨단기술 개발에 나선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대장주인 네이버가 쓰는 R&D 비용이 연간 1조원 안팎에 그친다.

권 사장은 "빅데이터나 AI에서 밀리면 증권업도 도태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금융사가 공통으로 쓸 기술을 만들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주식 트레이딩(매매)에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세계 1위 투자은행(IB)인 JP모건도 AI를 주식거래에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연내 북미는 물론 유럽, 아시아까지 AI 트레이딩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변화가 숨 가쁘지만, 우리 금융사는 얼마 전까지 산업분야에 해당하는 IT 관련 연구소를 세울 수조차 없었다.

권용원 사장은 "금융사가 연구소를 만들어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런 노력 없이는 금융업 경쟁력도 커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이달 초 창립기념식에서 "은행은 머지않은 장래에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와 경쟁해야 할 것"이라며 "금융 서비스 분야는 IT 전쟁터가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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