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은 다재다능한 포워드다. 200cm의 큰 신장에 타고난 운동 능력과 패스 센스를 갖췄고, 드리블과 돌파 등 개인 기술도 수준급이다. 블록슛 능력도 탁월하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평균 6.0리바운드 5.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 내 블록슛 2위(9개)다. 공·수에서 기록에 드러나지 않는 팀 공헌도도 높다.
하지만 최준용을 괴롭히는 유일한 단점은 슈팅이다. 최준용은 골밑보다는 외곽에서 ‘포인트 포워드’ 역할을 맡고 있다. 시즌 초반 주전 가드 김선형의 부상으로 팀 리딩의 핵심으로 올라섰다. 자연스럽게 외곽 슈팅 기회도 열린다. 문제는 림의 외면. 최준용의 시즌 3점슛 성공률은 19.2%(5/26개)에 불과하다. 심지어 아무 방해도 받지 않는 자유투 성공률마저 36.8%(14/38개)로 낮다.
누구보다 답답한 건 현역 시절 ‘람보 슈터’로 명성을 떨쳤던 문경은 감독이다. 하지만 문 감독은 최준용에게 슈팅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코치들에게도 슈팅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지 말고 놔두라고 지시했다.
문 감독이 최준용의 슈팅에 손을 대지 않는 이유는 자칫 더 망가질 수 있기 때문. 문 감독은 “지금 당장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폼에 손을 대면 더 망가질 수 있다”면서 “가장 좋은 건 본인이 스스로 깨우쳐야하는데 슈팅의 중요성을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너무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다”고 헛헛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문 감독에게서 뜻밖의 평가가 나왔다. SK에서 가장 슛이 좋은 선수가 가드 정재홍이라는 것. 문 감독은 “우리 팀에서 정재홍의 슛이 가장 좋다. 테리코 화이트보다 더 좋다”며 “예전에 실업팀 시절 선배들의 슛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습할 때 20개 슛을 쏘면 거의 다 들어간다는 의미다.
문 감독은 지금도 슈팅 연습 시간에 정재홍을 바라보며 조금이라도 닮길 바라는 마음에 최준용을 떠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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