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투자액은 올 8월 말 기준 286조3610억원이다. 이는 전체 기금투자액 602조7230억원 가운데 47.51%를 차지해 거의 절반에 이른다.
하지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국내 채권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채권 수익률은 1.62%로 저조한 이유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4.25% 수익률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부진이 더욱 두드러져 보인다.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된 뒤엔 채권금리가 더 오르고 있다. 이달 8일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151%를 기록했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2.362%, 2.538%로 집계됐다. 1년 사이 금리 상승폭은 약 70~80bp(1bp=0.01%)에 달했다. 1년 전만 해도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10년물 금리는 각각 1.425%, 1.514%, 1.702%밖에 안 됐다.
올해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면서 국내와 해외 증시가 동반 랠리를 기록한 덕분이다. 특히 코스피는 올 들어 8월말까지 17.80% 상승했다. 지수는 9월부터 이달 10일까지 6.52% 더 올랐다.
문제는 기금운용 계획상 국민연금이 연말 국내 채권투자 비중을 49.5%(298조3478억원)로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즉, 국내 채권을 11조원 이상 추가 매수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올해 전체 수익률이 지난해(4.75%)보다 1%포인트 가까이 높지만, 계획에 따라 채권 투자를 크게 늘릴 만큼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다. 수익률 방어를 위한 운용 전략 변화가 불가피하다.
기금운용본부는 9월 말에 열린 보건복지부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전략변화를 시사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기금자산의 50%를 차지하는 채권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전체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자산배분 변화로 추이를 늦추겠다"고 밝혔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기금위가 부여한 허용범위 안에서 자산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채권 수익률이 저조한 만큼 채권을 줄이고 수익률 높은 주식을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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