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요건을 완화한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 7일 공포·시행된 가운데 건설사들이 분양일정 조정과 후분양제 시행 등을 놓고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이달 중순 발표하는 10월 주택 매매거래량 및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통계를 확인한 뒤,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 지역에 대한 심의에 들어간다.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되면 신규 아파트 분양 시 건설사가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평균 10~15% 이상 낮게 책정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줄어든 분양가 만큼, 건설사의 수익성이 일정 부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건설사의 부담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분양일정 조정 등이 이뤄질 것”이라며 “일부 사업장에서는 수익성 악화에 따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개정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기본 요건을 서울에서는 서초구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자치구가 충족하면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다만, 국토부가 아직 적용지역을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건설사들은 기존 분양일정 조정 없이 눈치를 살피는 중이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정확히 언제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나올지 알 수 없어 이달 계획된 분양일정은 그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이 발표되면 건설사들이 일부 분양일정을 뒤로 미루거나, 후분양제 시행 또는 임대전환 등의 검토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후분양제는 아파트 건설공정률이 80% 이상 진행된 이후 분양하는 제도다. 선분양제보다 분양가 책정시기를 약 2년 정도 늦출 수 있어 주변 아파트 시세 상승에 따라 분양가를 올릴 여지가 생긴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쏟아내는 각종 부동산 대책과 대출 규제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 부동산 가격 상승에 한계가 있어 후분양제가 큰 의미가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임대전환 역시 공실 리스크 등을 감안하면 실익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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