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재설계 ③] SK이노베이션 10조 투자 '글로벌 에너지·화학 기업'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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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훈 기자
입력 2017-11-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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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SK이노베이션]


"이제 알래스카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만큼 생존을 넘어 지속적 성장이 가능한 '아프리카 초원'으로 우리 전쟁터를 옮겨볼까 한다."

지난 5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중장기 비전을 '아프리카 초원'에 비유했다. 그동안 정유사업에 의존해 왔던 기업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아프리카 초원처럼 경쟁이 치열한 배터리와 화학 부문을 키워야 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기업가치 30조 달성을 목표로, 2020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에너지 화학 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을 중심으로 '잘하고 있는 것은 훨씬 더 잘하고', 비석유 에너지·화학을 통해서는 '안하던 것을 새롭게 잘 하겠다는 것'을 실현하는 '딥 체인지'를 추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사진=SK이노베이션]


◆2025년, 전기차 3대 중 1대에 배터리 공급 목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의 시장 점유율을 2025년 30% 달성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5.6%를 차지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 발맞춰 성장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2018년까지는 1회 충전으로 500㎞를 갈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고 2020년에는 700㎞ 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내놓겠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동유럽 국가에 배터리 공장 부지를 정하고, 내년에 착공에 돌입할 예정이다.

꾸준한 연구개발(R&D)로 세계 최초로 중대형 파우치 NCM 811(니켈·코발트·망간 8:1:1 비율 배터리) 양산도 시작했다. 니켈 비율을 8까지 늘린 NCM 811 배터리는 기존 제품보다 주행거리 100㎞를 더 갈 수 있는 앞선 기술의 산물이다.

배터리 부문 강화를 위해 조직도 개편했다. 배터리와 정보전자소재 사업을 담당하던 ‘B&I(배터리·인포메이션·일렉트로닉스)사업’을 ‘배터리사업’과 ‘소재사업’으로 각각 분리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사업으로 조직화했다. 배터리 수주 경쟁력 향상과 통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총괄부서인 '배터리 사업본부'도 신설했다.
 

SK이노베이션 글로벌 파트너링 현황.[사진=SK이노베이션]


◆글로벌 파트너링 강화로 석유사업 강화

기존의 석유사업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은 '딥체인지 2.0' 전략의 일환으로 글로벌 파트너링을 강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갖고 있는 강점인 인프라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파트너링은 이미 시작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중국 최대 에너지기업인 시노펙과 중국 우한 현지에서 연간 약 250만t의 유화 제품을 생산하는, 한·중 역사상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며, 일본 최대 에너지 기업인 JX에너지와도 아로마틱 제품을 생산하는 울산 아로마틱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사빅과의 넥슬렌 글로벌 파트너링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제품 기술과 생산 노하우에 글로벌 메이저 화학기업의 자본과 원료가 결합된 글로벌 합작 사업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양사가 약 7000억원을 함께 투자해 연간 23만t의 넥슬렌 제품을 생산하는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성장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홍보실장은 "글로벌 파트너링은 제품 기술, 생산 기술, 운영 역량, 마케팅 능력 등 수십년 간 쌓아온 차별적 경쟁력에 해당하는, 강점인 인프라를 매개로 제휴한다"며 "딥체인지 2.0을 성공시키기 위해 경쟁우위의 인프라를 다양한 잠재적, 현재적 경쟁자들과 공유하는 글로벌 파트너링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사진=SK이노베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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