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이형택 이후 첫 우승 “상상도 못했던 일…후회 남기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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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7-11-1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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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리고 있는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 [사진=AP 연합뉴스]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세계랭킹 54위)이 생애 첫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정상에 올랐다. 한국 선수로는 이형택(은퇴) 이후 14년 10개월 만의 투어 우승이다.

정현은 1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피에라밀라노 특설코트에서 열린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결승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37위·러시아)를 3-1(3-4, 4-3, 4-2, 4-2)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정현은 생애 첫 우승 트로피와 함께 상금 39만 달러(약 4억3000만원)를 챙겼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03년 1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을 제패한 이형택 이후 정현이 두 번째다. 이 대회 우승 전까지 정현의 최고 성적은 올해 5월 BMW 오픈 4강이었다.

21세 이하 상위 랭커 8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ATP 랭킹 포인트는 적용되지 않지만, 투어 대회로 인정을 받았다. 세트당 4게임, 40-40 스코어에서 듀스 미적용, 포인트 이후 25초 이내 서브, 선심 대신 호크아이 판정, 레트(네트에 맞고 코트에 들어간 서브) 미적용 등 테니스의 스피드 업을 위한 다양한 새 규정을 도입했다.

준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65위·러시아)를 꺾고 올라온 정현은 결승에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정현은 루블레프의 강력한 서비스에 밀렸다. 하지만 정현은 예리한 백핸드 다운 더 라인을 앞세워 균형을 맞췄다. 루블레프는 샷이 흔들리자 감정 기복을 드러내며 정신적으로 무너졌다. 반면 정현은 차분하게 경기를 이끌어 리드를 잡았다. 정현은 4세트 게임 스코어 3-2 상황 자신의 서비스 게임에서 마지막 우승 포인트를 따낸 뒤 비로소 웃으며 양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우승 트로피에 키스하는 정현. [사진=AP 연합뉴스]
 

정현은 경기 후 코트 위에서 “우승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못했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로 감격적인 소감을 밝히며 “루블레프와 함께 결승전을 치러 영광이었고, 앞으로도 자주 만나자”고 위로를 전했다.

이후 공식 기자회견장에 나선 정현은 “매우 행복하다”며 “루블레프와 조별리그에서 만났을 때보다 더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래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1세트를 먼저 내주고, 2세트에서도 초반에 브레이크를 당해 화가 나고 조바심도 생겼다. 그래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정현은 상대의 초반 페이스에 말리지 않기 위해 전략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정현은 “2세트부터 스타일을 바꿨다. 대각선 샷에서 다운 더 라인 공략으로 변화를 준 것이 승리 요인”이라고 우승 비결을 설명했다.

또 정현은 “‘이대로 지면 후회밖에 남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방법이라도 찾아서 해보려고 노력했고 다행히 그것이 먹히다 보니 상대도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 뒤집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 대해서도 “다들 강한 승부욕을 드러내며 경기에 나와 나도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그런 결과가 우승까지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정현은 이 대회를 끝으로 2017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한 정현은 “의미 있는 초대 대회에서 우승으로 시즌을 마쳐 기쁘다”며 “투어 대회 4강과 메이저 대회 32강에 간 것은 수확이었지만, 프랑스오픈 이후 컨디션이 좋을 때 부상으로 쉬게 돼 아쉬웠다”고 총평했다.

차세대 유망주들의 진검승부에서 정상을 차지한 정현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낸 뒤 2018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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