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 맞춰 올림픽 성화 봉송도 이뤄지고 있는데, 그리스 올림피아시에서 채화한 성화는 인천을 출발해 101일 동안 2,018km의 우리나라 전국 17개 시·도 및 강원도 18개 시·군을 달려 내년 2월 9일 평창 올림픽플라자를 환하게 밝힐 예정이다. 올림픽 성화가 한반도를 달리는 것은 '88 서울올림픽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한반도에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이 두 차례나 열린다는 것은 무척 뜻 깊은 일이다. 성화가 가로지르는 이곳이 불과 67년 전에는 탱크와 포탄이 가로지르고 전쟁의 화마가 짙게 드리워져 폐허나 다름없었던 곳이었다고 생각해본다면 더욱 그 의미가 크게 다가올 것이다.
실제로 88년 서울올림픽 당시 6·25전쟁에 참전했던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올림픽을 개최할 정도로 발전한 한국의 모습에 큰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통해 30년 전보다 더 발전된 한반도를 접한다면 유엔군 참전용사들은 더욱 큰 놀라움과 뿌듯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금의 휴전선을 구축하고 전후 복구를 통해 폐허가 된 한반도에 희망의 씨앗을 틔울 수 있었던 것은 이렇듯 세계 각 국의 아낌없는 도움 덕분이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대한민국을 지원한 국가는 67개국으로 이는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단일 연합군으로 참전한 세계 기록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다가오는 11월 11일은 그런 의미에서 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날이다. Turn Toward Busan(턴 투워드 부산)이라는 행사가 진행되는 이 날은 2007년 유엔군의 희생을 기리는 의미로 시작되어 2014년부터 유엔 참전국과 함께하는 국제적인 추모행사가 되었다. 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이자, 영연방 국가의 현충일이며 미국의 제대군인의 날이다.
이 날 오전 11시가 되면 부산에 있는 유엔참전기념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을 하게 되는데, 이는 6·25전쟁 전사자들을 기리고 자유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며 동시에 전쟁의 아픔을 다시는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산을 향해 묵념을 하는 이유는 11개국 참전용사를 비롯한 2,300여기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는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인 유엔기념공원이 부산에 있기 때문이다. 올해 ‘턴 투워드 부산 유엔 참전용사 국제 추모식’에는 유엔 참전용사 및 유족을 포함해 1,000여 명이 참석해 더욱 자리를 빛낼 예정이지만, 전 국민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1분은 짧다면 참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1분의 묵념으로 67년 전 소중한 목숨을 아낌없이 내어준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면 너무나 값지고 귀중한 시간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 희생한 유엔참전용사들을 추모할 수 있는 턴 투워드 부산에 많은 동참과 관심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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