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이 전 원장을 13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이 전 원장 때 특활비 상납액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이유와 박 전 대통령에게 이 돈이 어떠한 경위로 전달됐는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 전 원장은 2014년 7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국정원장을 지내고, 이후 박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이 전 원장은 검찰 조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자금이 청와대에 지원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위상이 추락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특활비를 상납했는지, 재임 중 상납액을 증액했는지 등의 의혹에 대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이 전 원장이 소환되면서 전 정권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남재준·이병기·이병호 3명 모두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이들은 국정원 특활비 총 40억여원을 박 전 대통령 측에 상납해 국고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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