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트] 관광한국, 지방 대중교통 인프라 확충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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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입력 2017-11-14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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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사진=한국공정여행업협회 제공]


“깔끔하고 숫자가 있어서 쉽다.”

최근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 중인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그램의 출연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밝힌 서울 지하철의 첫인상이다.

이 방송에 참가한 일본인 후지이 미나씨 등은 "숫자가 있어서 쉽다"며 노선마다 숫자와 색으로 구분돼 이해하기 쉬운 서울 지하철의 장점을 열거했다. 정작 매일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한국 사람들은 그 장점에 대해 잘 얘기하지 않지만, 외국인들은 자국과 비교하며 극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뿐만 아니다. 대부분의 외국인 관광객들도 같은 의견을 표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16년 외국인 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에 대한 만족도는 치안(92.5%), 숙박(89.8%), 쇼핑(88.2%)에 이어 대중교통(87.3%)이 차지했다. 우리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도 외국인 관광객들에는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같은 편리성을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만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당장 서울을 조금만 벗어나면 해당 지역에 사는 사람도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곳이 많다. 서울과 같은 체계적인 시스템은 기대할 수도 없으며, 영어로 병기돼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서울 등 일부 지역에만 관광객들이 몰리는 원인 중 하나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현주소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지역 중에서 서울과 제주지역을 합친 비중은 지난 2011년 89.9%에서 지난해 98.2%로 증가했다.

이 같은 구조는 국내 여행산업을 대내외적인 위기에 취약하게 한다. 일례로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5% 감소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국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24만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1500만명을 넘기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풀이된다. 중국인의 한국 ‘단체 관광’이 금지된 올 3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은 급감해 성수기인 지난 7월(99만2000명)에도 전년 동기 대비 40.8%까지 줄었다. 중국인이 단체 관광을 통해 국내에 많이 들어왔다는 뜻으로, ‘자유 여행’ 비중이 컸다면 감소세도 그만큼 줄어들었을 것이다.

지방 대중교통의 불편함은 결국 국내의 낮은 재방문율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의하면 두 번 이상 같은 국가를 찾는 재방문율의 경우 지난해 한국은 38.6%에 불과했다. 일본은 같은 기간 61.6%로 한국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재방문율이 높으려면 관광 콘텐츠도 그만큼 다양해야 하는데, 국내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서울만 보고 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국내에도 지방자치단체 등의 노력으로 가볼 만한 곳이 많이 생겼다. 그러나 이곳과 편리하게 연결할 수 있는 대중교통이 없다면 성장의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한국이 관광을 먹거리로 키우려면 지금이라도 지방의 대중교통 인프라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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