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산업군과 마찬가지로 금융권 성장 및 도약의 핵심은 '인재'라는 데 새삼 공감한 분위기다. 특히 핀테크, 빅데이터 등을 대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 인재에 대한 금융권의 수요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국내 5대 시중은행은 올 하반기 총 1750명의 채용 계획을 알렸다. 현재 진행 중인 채용 전형은 대개 12월 초에 마무리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총 500명을 채용한다. 대졸 신입직 400명, 전문직 100명 등이다. 특히 디지털 등 핵심성장부문 및 경력직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도 개인금융과 디지털 빅데이터, 글로벌, 정보통신(IT), 투자은행.자금운영·리스크, 리테일서비스 등 6개 분야에서 각기 다른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채용 규모는 리테일서비스직을 포함해 총 450명이다.
KEB하나은행도 채용 규모(250명)의 40%를 이공계 출신 디지털 인재 선발에 할애했다. 이밖에 NH농협은행은 작년보다 10명 늘어난 150명의 5급 신입직을 채용하고 수협은행과 SC제일은행은 각각 53명, 30명의 신입·경력직을 뽑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몸집 줄이기에 나선 후부터 시기적으로 주로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해 왔다"며 "올해는 문재인 정부 기조에 따라 예년보다 채용 규모를 늘리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작년 5대 시중은행의 채용 규모는 총 860명으로 올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채용 규모를 늘린 금융업권은 비단 은행 뿐만이 아니다. 보험·카드사가 총 900여명, 증권사는 500여명을 선발한다. 이 중 증권사는 증시 호황까지 맞물려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띠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금융 활성화로 인력 감축이 틈틈이 있었고, 앞으로도 발생하겠지만 동시에 능력 있는 인재를 뽑기 위한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며 "정보통신(IT)과 금융의 융합으로 오히려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이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시에 정부에서 강조한 부분이다.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올해 4월 케이뱅크 출범식에서 "2개 인터넷은행 설립 준비 과정에서 450명의 IT·금융 인력이 채용됐다"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IT벤처 분야에서 2400명 수준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7월 말 영업을 개시한 카카오뱅크도 "300명의 IT·금융 인력을 채용한 데 이어 37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으로 안다"고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밝힌 바 있다. 연구개발(R&D) 투자로 1800명 수준의 일자리 장출이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인터넷은행 출범에 앞장서 온 정부가 충분히 할 수 있는 발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IT 인력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채용 분야별 비대칭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 않는 한 기존의 채용 분야가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점차 (IT 등) 특정 분야로 치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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