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출범] 유상호 사장 "금융시장 동맥경화 뚫겠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제1호 초대형IB로 금융시장에 동맥경화를 뚫어주는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소임을 다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13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업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활용해 한국판 골드만삭스 모범 모델을 시장에 안착시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에 대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단, 이번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곳은 금융감독원 심사가 종료된 한국투자증권 뿐이다. 나머지 4개 증권사는 외환업무만 진행하게 된다.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은 2020년까지 8조원 이상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자체 네트워크와 기존 모험자본 투자 경험을 활용해 경쟁력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유상호 사장은 "금융당국의 단기금융업 인가 취지에 맞게 개인고객에게는 신규 자산 증식 수단을 제공하고, 혁신기업에는 모험자본을 적극 공급하겠다"고 전했다.

발행어음 인가 연기를 주장하는 은행권도 의식했다. 그는 "증권사 발행업은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은행 대출과 비교할 때 비용이 크다"며 "그럼에도 발행어음 인가 전부터 한국투자증권에 문의하는 기업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기존 은행권이 기업의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더 비싼 비용을 들여서라도 증권사 문을 두드린 것"이라며 "증권업계는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손 대지 않은 곳에서 발생하는 틈새를 메우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업금융 자산을 1년 6개월 내 50% 이상 투자할 방침이다. 자본시장법 시행령에서는 순차적으로 늘리도록 유예를 뒀으나, 가능하면 초기에 50%를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부동산 자산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는 법이 정한 30% 이내 기준을 지킨다는 입장이다. 1개월, 3개월 100% 유동성비율을 준수해 운용한다는 방안도 내놨다. 특히 혁신·중소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유상호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은 전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가장 많이 주관한 회사"라며 "다양한 분야의 벤처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운용 초기 단계부터 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위 인가 후 금융투자협회에 발행어음 관련 약관 심사를 신청했다. 통상 약관 심사는 열흘 정도 걸리므로, 약 2주 후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