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13일 제31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가 열린 필리핀 마닐라에서 만났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이날 보도했다.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양자회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인도-태평양 구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에게 "우리는 친구"라며 "많은 것을 해결했고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는 "인도와 미국의 유대 관계가 한층 깊고 넓어지고 있다"며 "이는 인도를 넘어 아시아의 미래, 전 인류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인도와 미국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일본을 방문해 '인도-태평양' 이라는 외교 전략을 제시했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를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항행의 자유, 법치,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로 중국 '견제' 의도가 깔렸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들 4개국에 더해 아세안까지 참여하면 호주~일본~동남아~인도에 이르는 전략벨트가 형성되고 이는 중국이 야심차게 내놓은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와 겹친다.
앞서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등 관영언론은 이에 대해 "미국이 아태 동맹국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 안보 동맹을 공고히하는 것이 아니라 안보 유대로 아태 동맹에게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인도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 외교부 국장급 관계자가 12일 마닐라에서 이미 만나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해 논의했다. 모디 총리는 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맬컴 턴불 호주 총리 등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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