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아산문화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대표이사를 맡아 본격적인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또한 각 계열사에 젊은 경영진들을 대거 등용,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4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사장단 및 자회사 대표 인사를 단행했다.
인사에 따르면,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이 자문역으로 위촉되고, 권오갑 부회장이 대표이사에서 사임했다. 현대중공업은 강환구 사장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며, 책임경영이 더욱 강화된다.
권 부회장은 지주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가칭)의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그룹측은 “권 부회장은 창사 이래 가장 큰 시련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위기극복을 위해 4년의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면서 “앞으로는 지주사 대표로서 새로운 미래사업 발굴과 그룹의 재무 및 사업재편, 대외 활동 등에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에서 분리 독립한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주영걸 대표와 현대건설기계 공기영 대표는 각각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전무는 지난해 말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 부사장에 내정, 현 안광헌 대표와 함께 공동 대표이사로서 회사를 이끌게 된다. 정 부사장은 선박영업부문장 및 기획실 부실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미래 핵심사업으로 육성하는데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계열 자회사 대표의 교체도 함께 단행되었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대표에는 강철호 현대건설기계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내정되었다. 현대E&T 대표에는 심왕보 상무, 현대중공업모스에는 정명림 전무가 각각 전무와 부사장으로 승진, 대표로, 현대힘스 대표에는 현대중공업 오세광 상무가 내정되었다. 이들은 각각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일감 부족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영진 세대교체를 통해 현재의 위기상황을 보다 적극적으로 돌파해 나가는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인사배경을 밝혔다.
또, “지주사를 중심으로 사업재편 및 독립경영 체제 확립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새로운 경영진들로 하여금 2018년 사업계획의 실천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자문역으로 위촉된 최 회장은 1946년생으로 197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하여 약 40여년을 조선소 현장을 지켜온 한국 조선업의 산증인이다. 입사 12년만인 1984년 상무로 승진했고, 현대삼호중공업 전신인 한라중공업 사장과 현대미포조선 사장을 역임했으며, 2009년 현대중공업 사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2014년 조선업 위기극복을 위해 다시 현대중공업 회장으로 복귀했으며, 그동안의 현장경험을 살려 조선, 해양 부문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다.
최 회장은 “아직 회사가 완전히 정상화되지는 않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후배들의 힘으로 충분히 현대중공업이 재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용퇴를 결정하게 되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사장단 인사에 이어 조만간 후속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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