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8년 삼성전자 자사주 소각이 종료되는 시점에 매각도 마무리지어야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게 향후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알짜 자산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9일 '2017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회(IR)'를 열고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계획이 마무리되는 2018년까지 삼성생명,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0.47%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 여부를 확답하지 않았던 기존 입장과는 사뭇 다른 설명이다.
삼성생명이 부득이하게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이유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에 따른 지분율 상승 때문이다. 오는 2018년 삼성전자가 자사주 소각을 마무리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율 합이 10%를 넘어가게 된다.
다만 지분 매각은 어렵사리 결정했으면서도 그 주체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둘 중 어느 보험사가 지분을 매각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먼저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주식을 선뜻 팔겠다고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 주식이 양사에게 향후 건전성 규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알짜배기 자산이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올해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이익을 봤다. 특히 삼성생명은 이차역마진 우려를 대거 줄이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 주가 급등으로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이 개선됐으며, 덕분에 보험부채를 감안해 적립해야할 준비금이 대폭 줄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통솔할 그룹의 컨트롤타워가 없다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처럼 미래전략실이 있었다면 두 보험사 모두 고민을 덜 수 있지만 컨트롤타워가 사라진 지금은 각자 입장이 달라 의견 조율이 간단치 않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지분율만큼 매각 주식수를 나누면 매우 간단한 일이다"라며 "하지만 현재는 미래전략실이 없는 상황이라 두 회사의 입장 조율 및 매각 시기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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