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4일 "대한민국 외교가 미·일·중·러 4대국 중심이었던 측면이 있었지만, 이번 순방으로 아세안과의 교류·협력을 4대국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더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북쪽으로는 러시아·유럽, 남쪽으로는 아세안·인도까지 우리 경제 활동 영역을 넓히면서 다자 안보체제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7박 8일 간의 동남아 3개국 순방의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이날 저녁 필리핀 수도 마닐라 시내 마카티 샹그릴라 호텔에서 가진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이번 순방을 통해 대한민국 외교 공간이 더 넓고 크게 확장됐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사람중심 경제정책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실천적 대안이 되고 있다"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과 아세안 회원국들은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와 소득주도성장·혁신 성장·공정 경제를 축으로 하는 포용적 성장 정책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 정부의 사람중심 국정철학이 아세안의 정신과 일치한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아세안 정상들과 기업인들에게 사람·상품의 이동이 자유롭고 중소기업을 중심에 두면서 차세대를 함께 키워가는'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제안했다"고 소개하면서 "아세안을 '더불어 잘 사는, 사람중심의 평화공동체'로 만들어 가자는 제안에 아세안 각국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관계를 정상화하고 저의 연내 방중을 초청받는 등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추진키로 한 것도 큰 성과"라며 "이로써 3년 만에 3% 성장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 경제가 한층 더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만하면 이번 순방 '잘했다', '꽤 성과적이었다' 이렇게 평가해주시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안보 상황은 여전히 엄중하다"며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평화와 화합의 문이 열리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동포 여러분께서 모국 방문추진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한마음으로 평창 올림픽 성공을 기원하고 계시다니 힘이 난다"며 "이렇게 우리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일 때 반드시 평화의 봄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올림픽 정신이 한반도와 동북아, 아세안과 전 세계에 확산하도록 마음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저는 이곳 필리핀의 '바할라나' 정신에서도 하나의 희망을 발견했다"며 "'아무리 현실이 어려울지라도 결국에는 신의 뜻대로 될 것'이라는 낙관을 저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최근 (필리핀에서) 사건·사고가 빈발해 안전문제 우려가 크다는 것을 잘 안다"며 "앞으로 필리핀 치안 기관과의 공조를 확대하고 고위급이 직접 챙기도록 외교적 노력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포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문제라면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교육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계실 텐데, 한국어와 한국 역사·문화를 더욱 체계적·전문적으로 교육하도록 하겠다"며 "여러분의 자녀들이 한민족 정체성을 가지고 현지에서 차세대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게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동포뿐 아니라 한국전쟁 참전 필리핀 군인과 가족, 한국에서의 산업연수생 근무 경험을 토대로 필리핀에서 성공을 거둔 필리핀 근로자, 한국인 사건·사고에 도움을 준 필리핀 경찰·검찰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빌로리아 필리핀참전협회 회장은 "참전 당시 한국은 매우 가난했는데 참전용사 재방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뤄 놀랐고, 우리의 젊은 시절 희생이 헛되지 않았음에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참전용사 후손에 대한 장학교육사업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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