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이 독주하던 자동차 금융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2위인 KB캐피탈이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리면서 1위인 현대캐피탈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내수 점유율 하락, 수입차와 중고차 시장 성장 등으로 소비 시장이 다원화하면서 2~3위 캐피털사에도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늘릴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캐피탈은 올 상반기 자산 규모 기준 업계 2위로 올라섰다. 2015년 5조5876억원이던 자산 규모는 지난해 7조4528억원, 올 상반기 8조144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롯데캐피탈을 제치면서 처음 2위에 올라선 후 계속 이를 유지 중이다.
올 상반기 KB캐피탈 중고차 금융 규모가 4500억원에 달했다. 이는 현대캐피탈 중고차 부문 실적(5600억원) 대비 1100억원가량 적은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 간 중고차 금융 규모가 각각 1조1000억원, 7500억원을 기록해 격차가 4000억원에 가까운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 들어 그 격차가 더 빠르게 좁혀졌다.
이를 기반으로 KB캐피탈의 3분기까지의 전체 누적 순이익은 104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776억원)보다 순이익이 34.5% 늘었다. KB캐피탈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은 건 회사 설립 이후 처음이다.
실적 개선의 일등공신은 온라인 중고차 매매 플랫폼인 'KB차차차'다. 지난해 6월 선보인 KB차차차는 빅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차량별 맞춤형 시세를 알려줄 뿐 아니라 '헛걸음 보상제' 등을 도입해 허위 매물을 원천 차단했다. 일본 최대 중고차 수출업체인 비포워드와 협력해 세계 127개국에 중고차를 판매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현대캐피탈이 현대‧기아차를 내세워 시장 독식을 하고 있었지만 고객들의 자동차 니즈도 변화되면서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며 "KB캐피탈이 이같은 성장세를 지속할 경우 중고차 부문에서 현대캐피탈을 조만간 추월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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