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무역 해소 가능" 트럼프 아시아 순방 자평...北 테러지원국 언급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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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7-11-1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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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공정하고 상호적인 무역에 초점...'미국의 귀환' 가능할 것"

  •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등 강력한 대북 정책 언급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연합/EP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정한 무역 환경을 바탕으로 '위대한 미국의 귀환' 가능성을 열었다며 이번 아시아 순방 성과를 자평했다. 그러나 북한의 테러 지원국 재지정 등 북한 관련 중대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당초 예고와는 달리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CNN, CNBC 등 외신의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첫 아시아 순방 성과를 알리는 대국민 보고에서 "이번 순방에서는 '공정하고 상호적인 무역'에 초점을 맞췄다"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국 정상들은 처음으로 상호 무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해결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또 "나는 지난 10개월 동안 모든 결정을 내릴 때 미국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며 "불공정한 무역 행태는 그동안 미국과 우리 노동자들에게 해를 끼쳐왔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를 논의하면서 한국과의 재앙적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지난 1월 취임 이후 첫 아시아 순방을 마친 지 하루 만에 나온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기조인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바탕으로 순방 성과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순방에 다수 기업인들과 동행한 가운데 각 국가들과 구체적으로 어떤 협상을 이끌어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큰 관심을 모았던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신호를 내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무역 등에 대한 '중대 발표'를 예고하면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었다.

USA투데이,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과거 미 행정부가 실패했던 '전략적 인내'를 끝내고 강력한 대북 제재 등의 성과를 냈다"며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에서는 캠프 험프리스에서 군 관계자들과 군사옵션 등 북한의 위협에 대한 태세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서는 "시 주석은 핵을 보유한 북한이 중국에 중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른바 '쌍중단(雙中斷)' 합의를 수용하는 대신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렛대를 활용하겠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쌍중단은 미국과 북한 간 대화를 유도하기 위해 북한의 핵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동시에 중단하자는 구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남겨두고 있다"며 "북한의 독재자가 전 세계를 겨냥해 핵 위협을 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추가 대북 제재 없이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수준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미묘한 정세 변화와 맞물려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두 달째 군사적 도발을 중단하고 있는 가운데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북·미 간 대화채널 언급, 중국의 대북 특사 파견 등 일련의 상황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핵 사태에 대한 돌파구 마련이 모색되는 이런 시점에 테러지원국 카드를 꺼내들어 북한을 자극할 경우, 잘못된 신호를 주고 전체 구도도 흐트러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북한이 이번에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됐다면, 9년 만에 다시 블랙리스트에 오르게 되는 것이나 북한이 이미 국제사회로부터 최고 수위의 압박과 제재를 받는 상황에서 실효성보다는 북한을 도덕적으로 흠집 내는 상징성에 무게를 싣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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