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원장은 16일 아주경제 창간 10주년 기념 비전 토크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대기업은 파괴적 혁신을 하기가 힘들 수 있지만, 이를 극복해야 기회가 생긴다"며 "도전적인 혁신 기업에게는 오히려 변혁의 시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혁신가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란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을 가진 거대 기업이 어느 시점에서 더 이상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고 후발 기업의 기술에 시장 지배력을 잠식당하는 현상을 말한다. 선도기업은 새로운 시장의 판도를 열 만한 기반을 갖고 있지만, 이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한 결과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중국 자동차 산업의 경우 산업화가 늦게 시작된 대신, 산업화 기반이 약해 전기차라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내연차를 오랜 기간 만들다보니 전기차로 곧바로 갈아타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차 원장이 ‘혁신과의 딜레마’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이날 토크에서 차 원장은 "어느 제조업 대표가 소프트웨어를 한다고 고용이 늘어나냐고 물은 적이 있어서 나는 오히려 제조업은 고용이 늘었는지를 되물었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시대로 가는 것이고 여기서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 원장은 파괴적 디지털 혁신 시대에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기술에 따른 비즈니스 혁신이 일어나기 때문에 산업간 경계가 파괴되고, 산업 공급망(Supply chain)이 변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관련 기술을 선점한 미국과 시장 규모를 내세운 중국 중심의 '디지털 패권주의'가 형성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차 원장은 파괴적 디지털 혁신 시대에 국내 기업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차 원장은 가장 먼저 "기업들이 원천 연구로 앞서가는 대학 교수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빠른 속도로 사업화해야 한다"며 중국 최대 포털업체 바이두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바이두는 세계적인 딥러닝(심층학습) 연구의 대가인 앤드류 응(Andrew Ng) 스탠포드대 교수를 영입해 인공지능 기술을 축적했다. 이어 그는 "기업내 혁신의 속도와 질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발 벤처기업과의 인수합병(M&A)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차 원장은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혁신이 미국과 중국, 독일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 원장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는 글로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며 가장 선두에 서있다"며 "혁신 성장 대기업과 비상장 유니콘, 혁신 생태계가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 대해서는 "절대로 우리가 우습게 볼 수 없는 존재가 됐다"며 "알리바바와 텐센트, 바이두, 화웨이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작은 기업들이 여기저기서 태어나 혁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차 원장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면, 우리의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일자리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며 "우리가 빨리 뛰면 우리의 미래는 보장되지만, 미적거리면 대응조차 할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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