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최대 실적 달성을 눈앞에 둔 손해보험사 CEO들이 대거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생명보험업권에서는 실적이 좋지 못한 회사가 많아 수장들의 연임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 CEO 중 이윤배 NH농협손보 사장은 내년 1월에,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 김현수 롯데손보 사장, 김정남 DB손보 사장은 3월에 임기가 만료된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과 양종희 KB손보 사장도 2018년 주주총회 개최 시점인 3월경 임기가 끝난다.
현재 농협손보를 제외한 대부분 손보사가 연말 사상최대 실적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손보사 CEO들은 무난히 연임될 것으로 예측된다. 농협손보도 올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줄었으나 정책보험인 농작물재해보험의 탓이 컸다. 농작물재해보험을 제외하고 실적을 따져보면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손보사 실적이 개선된 원인은 자동차·실손보험료 인상 효과로 분석된다. 특히 그동안 손해를 보면서 팔았던 자동차보험에서 이익을 내면서 순이익을 대폭 개선할 수 있었다.
손보사 CEO들은 연임이 유력한 반면 생보사 CEO들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생보사 쪽에서도 올해 연말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과 신용길 KB생명 사장이 임기가 만료된다. 내년 1월에는 오익환 DGB생명 사장, 3월에는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안양수 KDB생명 사장 등이 임기만료를 맞이한다.
이 중 홍봉성 사장, 신용길 사장은 업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과를 올렸다. 다만 홍봉성 사장은 7년 동안 장기 연임한 CEO라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신용길 사장은 영업조직 정상화를 통해 KB생명을 쇄신한 공로가 있으나 지난해 말 이미 1년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지주 특유의 '2년 후 추가 1년' 임기를 모두 채워 더 이상 연임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한서 사장도 동양생명 매각 과정에서 회사의 버팀목 역할을 한 공로가 적지 않다. 그러나 대주주인 중국 안방생명보험에서 중국인 CEO를 선호할 수 있어 연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달 뤄젠룽 부사장이 공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오익환 사장과 안양수 사장은 임기 만료 시점에서 실적이 좋지 못하다. 오익환 사장은 최근 DGB금융지주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 외풍에 흔들릴 수 있다. 안양수 사장도 최근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자본 확충을 요청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권오훈 사장은 재임 중 큰 문제없이 하나생명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역시 임기 만료 시점의 실적이 만족스럽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 쪽은 호실적 덕에 대부분 CEO들이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생보사는 악화된 업황 탓에 경영 실적이 좋지 못한 곳이 많아 연임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