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대책으로 인해 2금융권의 대출 규제는 더욱 강화될 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예고돼 있어 카드사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비씨·하나·우리·롯데 등 8개 전체 카드사의 3분기 순익은 4196억 원으로 전년 동기(5246억 원) 대비 20.0% 감소했다. 하나카드를 제외한 7곳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나빠졌다.
특히 롯데카드의 수익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156억 원의 순익을 냈던 롯데카드는 올해 3분기에 267억 원의 손실을 냈다.
다른 카드 업체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3분기 순익이 149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7% 감소했다. 삼성카드와 국민카드의 순익도 각각 6.3%, 2.1% 줄었다. 이 외에 우리카드(-38.1%)와 비씨카드(-22.1%), 현대카드(-12.9%) 모두 실적이 나빠졌다.
이같은 카드사들의 수익 감소도 이미 예견된 바 있다. 지난해 중소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인하시키면서 연간 7000억원의 수익 저하가 예상됐다. 이에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 및 부가서비스 축소, 밴수수료 절감 등을 통해 타격을 최소화 했다.
하지만 정권 교체 후 우대 가맹점 확대로 또다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이뤄지자, 수익 하락을 피해가기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지난 7월 우대 가맹점 확대로 연간 3500억원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 바 있다.
대출 규제도 카드사들의 발목을 잡기는 마찬가지다.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에게 카드론 확대 자제를 요구하면서, 지난 1분기부터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매분기 4000억대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던 카드론의 증가세가 급격히 꺾이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지난해 초 법정 최고금리라 27.9%로 낮아진데 이어, 내년에 24%까지 한차례 더 내려갈 것으로 예고되면서 카드사들의 수익 악화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수익을 제대로 거둬들이고 있지 못한 카드사들은 대출 사업을 통해 이자 수익 확대에 나섰지만, 최고금리 인하로 전체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지금까지 8차례의 카드 수수료율을 맹목적으로 인하해왔다”며 “카드업 환경이 정부 정책이나 공약에 굉장히 휘둘려 자체적인 경영 활동에 따른 건전한 성장이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이기 때문에, 5~6년 가다 보면 분명히 망하는 카드사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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