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가득한 수출 전선…3% 성장률 벽 못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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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7-11-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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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달러 환율 1100원 선 붕괴

  • 외국인 매수 행진 강세 부추겨

  • 중소 수출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년 2개월 만에 1100원 아래로 내려가며 수출기업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해 3% 경제성장률의 최대 걸림돌이 환율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만큼 외환당국에서도 환율 변동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17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9원 하락한 달러당 1097.5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종가가 11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29일(1098.8원) 이후 14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093.0원까지 내려간 이후 한국은행의 '구두 개입'으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오후 들어 다시 급락하며 1100원 붕괴를 피하지 못했다.

이처럼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데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대 △수출 등 경제지표 개선 △한국과 중국의 관계회복 기대감 △대북 리스크 완화 등 긍정적인 요인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서다. 여기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꾸준히 '사자' 행진을 이어가 원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수출기업들의 타격도 불가피하게 됐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입 단가를 떨어뜨려 소비자와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줄 수 있고 내수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한국 수출품의 달러화 표시 가격이 상승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경제지표 호조와 증시 활황 등의 여파로 원화가 상대적인 강세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원화 강세가 쉽게 꺾이지 않으면 최근 살아나는 수출 전선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올해 하반기 우리 경제의 '깜짝 성장'과 코스피 고공행진은 수출이 견인한 측면이 컸는데, 원화가치 상승은 이 같은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 다른 지표의 오름세와 동시에 이뤄져 올해 하반기 3%대 성장이 기대되는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더 큰 걱정은 원화 강세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환율이 아직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 만큼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는 시각도 많지만, 앞으로 환율 하락 압력이 커질 경우 국제유가와 시중금리 오름세와 맞물리면서 수출기업의 실적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수출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특히, 대기업에 비해 환위험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 수출기업들의 가격경쟁력 약화 및 환차손 등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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