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연정구성 논의 마감 임박..실패 시 독일 혼란 속으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세미 기자
입력 2017-11-19 14:4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AP/연합]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연립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19일(현지시간)까지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독일은 내년에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하는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도이체벨레 등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기독민주당(CDU), 기독사회당(CSU), 자유민주당(FDP)와 녹색당은 17일까지였던 연정 구성 협상 시한을 19일로 연장하여 최종 합의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민과 환경 문제에서 교착상태에 빠졌다.

지난 9월 24일 총선에서 메르켈이 이끄는 기민당-기사당 연합은 제1당 지위를 유지했으나 33% 득표에 그쳤다. 원활한 정책 추진을 위해 과반 의석을 확보하려면 다른 당과 연합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그러나 연정 구성은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도 보수 기민-기사당, 친시장 자민당, 진보 녹색당이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각 당을 상징하는 검정, 노랑, 초록이 자메이카 국기와 비슷하다는 의미)을 구성하기 위해 4주째 협의를 거치고 있지만 당의 색깔이 워낙 제각각인 탓에 타협점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

특히 이민 문제의 경우 9월 총선에서 난민 개방책 때문에 극우파 독일을위한대안(AfD)에 상당한 의석을 잃은 중도보수는 난민 입국자 수를 매년 20만 명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녹색당은 입국 난민의 가족들까지 독일로 데려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녹색당은 점진적으로 석탄 및 내연차의 퇴출 수순을 밟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자민당과 기민당은 국내 산업과 일자리 보호를 우선순위로 내세우면서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최종 논의를 앞두고 메르켈은 연정 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의원들에게 이를 위한 노력을 배가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기사당 소속 알렉산더 도브린트 교통부 장관은 “만약 연정을 구성의 기회가 있다면 받아들이겠지만 모든 비용을 치를 수는 없다”면서 논의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들 자메이카 연합은 과거 주정부 차원에서 성사된 적이 있지만 연방정부 차원에서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약 이들 당이 19일까지 연정 도출에 성공할 경우 내각 인사 분배 등 공식 연정 협의가 시작된다.

그러나 연정 구성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엔 대안은 세 가지다. 기민-기사당 소수 정부를 구성하는 것, 사회민주당과 다시 대연정을 모색하는 것, 내년에 다시 조기 총선을 치르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쪽이건 혼란은 불가피하다. 소수 정부는 정책 추진에 힘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이미 사민당은 지난번 기민당과 대연정을 구성했다가 지난 9월 총선에서 굴욕적인 참패를 맛본 뒤 연정 구성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AFP통신은 메르켈이 정치 인생에서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본대학교의 프랭크 데커 정치학자는 AFP에 “연정 구성 여부는 메르켈의 운명과 직결된다”면서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메르켈의 종말을 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