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22%(9.47포인트) 오른 785.32를 기록했다. 2007년 11월 7일(794.08)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코스닥이 이달 들어 약세를 보인 날은 3거래일뿐이다.
반면 전년 동기에는 지수가 0.71% 내렸다. 코스닥은 과세를 피하려는 대주주 때문에 연말마다 하락해왔다.
이병화 KB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코스닥 연고점은 10월 전에 형성됐고, 연말에는 약세로 돌아섰다"며 "세금을 안 내려는 대주주뿐 아니라 장기간 이어진 대형주 강세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코스닥에서는 셀트리온을 비롯한 일부 종목에만 투자가 집중되기도 했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코스닥 시총에서 셀트리온 비중은 17일 기준 9.82%(26조8394억원)에 달했다. 2위도 셀트리온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로 4.03%(11조145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3~6위를 보면 비중이 1~2%대에 그쳤다. 신라젠이 2.38%(6조5171억원)로 3위를 기록하고 있고, 4~6위인 티슈진, CJ E&M, 로엔은 나란히 1%대다.
이런 쏠림 현상이 풀리기 시작한다면 코스닥150 구성종목에 주목해야 한다. 코스닥150은 기술섹터인 정보기술(IT)·생명기술(BT)·문화기술(CT)과 비기술섹터인 소재·산업재·필수소비재·자유소비재로 나뉘어 있다.
이병화 연구원은 "올해 BT, IT, 소재 섹터가 강세를 주도했지만, 비중이 낮았던 CT, 자유소비재로 상승 효과가 확산되고 있다"며 "소외돼온 종목으로 수급이 이동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그는 "한·중 관계 개선으로 미디어와 화장품, 음식료주 같은 중국 소비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시총 1위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떠나는 것도 위기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유동성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코스닥은 이달 들어 17일까지 하루 평균 5조7568억원씩 거래됐다. 연초부터 10월까지 평균치인 3조1077억원에 비해 약 85% 늘었다.
이병화 연구원은 "셀트리온 비중만큼 다른 종목으로 자산이 재배분될 수 있다"며 "지수에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만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외국인이 셀트리온 주식을 팔아 차익실현에 나선다면 다른 섹터로 주가 상승세가 확산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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