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시장의 흥행수익 규모가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했다. 중국 정부는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개혁의 성과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21일 국가신문출판방송총국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영화시장의 흥행수익이 극장 기준 500억 위안(약 8조2515억원)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한국보다 8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중국이 영화산업 개혁을 시작한 2003년 흥행수익 규모는 10억 위안에 불과했다. 이후 2010년 100억 위안을 달성한 뒤 2013년 200억 위안, 2015년 400억 위안을 차례로 돌파했으며 올해 500억 위안 고지에 올랐다.
인민일보는 "중국은 일본을 추월해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의 영화시장이 됐다"며 "헐리우드가 홀로 발언권을 행사하는 세계 영화시장의 구조를 다시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10여년 간 지속된 개혁과 규제 완화 추진으로 영화산업의 양적·질적 성장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중국 내 극장 수는 9400개, 상영관 수는 4만9721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중국예술연구원의 자레이레이(賈磊磊) 연구원은 "과거에 상영관 수 부족을 걱정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하면 관중에게 더 좋은 영화를 상영할 지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중국 영화에 대한 평가도 개선되고 있다. 특히 젊은 인재들이 유입되면서 작품의 질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홍(尹鴻) 칭화대 교수는 "영화의 예술성과 기술력에 대한 관객들의 요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작품성이나 입소문이 영화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고 말했다.
중국 영화시장에서 자국 영화가 벌어들인 수익은 262억 위안으로 전체 흥행수익 500억 위안의 절반(52.4%)을 넘어섰다. 그만큼 중국 영화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다만 시장 내 양극화 문제 역시 거론됐다. 올해도 '전랑Ⅱ(戰狼Ⅱ)'와 '부끄부끄 무쇠주먹(羞羞的鐵拳)' 등 두 편이 전체 중국산 영화 수익의 30%를 차지하는 편중 현상이 나타났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