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간 구상나무 유전자 다양성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구상나무 유전자 다양성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구상나무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분포하는 고유 침엽수종으로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 우리나라 남부 아고산지역에서만 서식이 발견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구상나무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하기 위해 한라산, 지리산, 백운산, 신불산, 가야산, 덕유산, 속리산의 구상나무 집단에서 총 176개체의 유전자형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개체수가 10개체 미만인 백운산, 속리산, 신불산 개체군을 제외하고 모든 집단에서 ‘유전자 다양성 지수(He)‘가 0.7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그간 보고된 다른 전나무속 식물들 유전자 다양성 지수에 비해 약간 높은 편이다. 유전자 다양성 지수는 특정한 유전자에서 서로 다른 유전자형이 차지하는 빈도를 의미하며, 평균값이 0.5 이상인 경우 유전자 다양성이 높은 수준으로 판단한다.
또 구상나무 유전자형은 크게 한라산 집단으로 대표되는 '한라산형'과 나머지 집단 유형인 '한반도형'으로 구조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구상나무가 오랜 시간 동안 내륙 아고산 지역과 한라산 지역에 적응된 각각 유전적 고유성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진은 각 집단 유전적 다양성이 양호하기 때문에 구상나무를 한라산형과 한반도형으로 구분해 집단 고유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전단위를 설정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 추가색인지수(SCIE) 논문 중에 하나인 국제 학술지 ‘보전유전학회지(Conservation Genetics)’ 10월호에 발표됐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구상나무는 유전적으로 건강하더라도 기후변화 등으로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향후 구상나무 개체군 변동현황을 지속적으로 관찰(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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