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외부인사가 포함된 총 10명의 차기행장 후보군을 꾸렸다. 이 가운데 한일은행 출신이 8명으로 사실상 한일은행 간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주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은행장 후보자 선정 방법과 절차 등을 협의했다. 임추위는 후보군 중 전·현직 임원과 외부인사를 포함해 본인이 동의한 10명의 후보자에 대해 평판조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애초 임추위는 내부 결속의 발목을 잡은 한일·상업은행 출신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경영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출신 인사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마땅한 외부 인사가 없어, 일단 내부 출신에 힘을 싣고 인선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후보군에 올라가 있는 전현직 임원 후보는 9명이며 이 중 8명이 한일은행 출신이다. 이 때문에 사실상 현직 임원과 외부인사의 맞대결보다는 한일은행 간 싸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직 중에서는 현재 행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손태승 글로벌부문장이 가장 먼저 꼽히고 있다. 손 부문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면서도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입지를 지니고 있어 상업은행 출신들의 지지까지 두루 받고 있다. 조직의 안정이나 업무의 연속성 차원에서 실질적 은행장 직무를 수행했던 임원이 행장으로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또다른 한일은행 출신인 정원재 영업지원부문장도 후보군에 올랐다. 서울 삼성동·역삼역지점장을 거쳐 충청영업본부장, 기업고객본부장(부행장) 등을 거쳤다. 이와 함께 지난 2014년과 올 초 우리은행장 후보로 올랐던 김양진 전 우리은행 수석부행장과 이동건 전 영업지원그룹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도 거론되고 있다.
외부 인사 중 유력한 후보였던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은 현재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임추위를 이끌고 있는 만큼 공정성을 고려해 본인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어수선한 행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행장 선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차기 행장이 정해져야 내부 결속을 다지고 안정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면접은 1, 2차로 실시될 예정이며 1차 면접일정은 27일 전후로 진행된다. 최종 후보자는 다음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은행장으로 선임된다. 우리은행은 미국 증시 상장업체이므로 관련 규정에 따라 임시주주총회일 3주 전인 12월 8일까지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자를 확정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에 후보자로 이름이 거론되는 인물들은 이미 검증을 마친 후보자라는 점에서 행장 선임 절차를 축소할 수 있다"며 "상업·한일은행 간 묵은 갈등을 봉합하고 우리은행 결속력을 다질 수 있물이 은행장 자리에 올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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