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간편결제 시스템을 넘어 더치페이가 가능한 시스템 구축 등 서비스를 다양화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차세대 지급결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뭍밑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다음달 초 '테이블페이'의 상용화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핀테크업체인 '오케이포스', '더페이'와 손을 잡고 음식점이나 카페, 골프장 등 오프라인 가맹점 1000여곳을 시작으로 본격 행보에 나선다.
이 서비스는 계산대에 가지 않고도 테이블에 앉아서 결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점원이 가져다 준 주문서 안에 QR코드가 포함돼 고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해당 코드를 스캔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결제는 KB금융지주 모바일 플랫폼인 '리브메이트'를 통해 이뤄지며, 주문서에는 전액결제 뿐 아니라 개별메뉴 당 QR코드가 함께 들어 있어 일종의 더치페이에 해당하는 개별결제도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는 이같은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더치페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카드사들이 관련 서비스를 내놨지만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기존 카드사들의 더치페이 서비스는 모두 한 명이 대표로 전액을 결제하고 앱에서 결제명세와 나눌 금액 등을 설정해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이를 받은 사람들이 링크에 접속해 승인하는 방식이었다.
계좌 잔액이 없어도 청구일에 납부되기 때문에 현금 없이 더치페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각자가 카드로 결제한 만큼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다. 다만 같은 카드를 사용해야만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어 '반쪽짜리 서비스'란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테이블페이는 핀테크업체들이 구축해놓은 플랫폼에 각 카드사들이 참여만 하면서, 타사의 신용카드라 하더라도 더치페이가 가능해진다. 현재까지는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만 참여하고 있지만, 핀테크업체들이 타 카드사의 진입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머지않아 각 카드사별 제휴가 가능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더페이는 서비스가 가능한 매장을 확대하기 위해 다른 카드사 및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지급결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카드사들이 IT‧유통업체들의 선전에 향후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는 위기를 겪고 있다"며 "테이블페이 등 새로운 간편결제 시스템을 활성화하게 되면, 카드사들의 향후 경쟁력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