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 등락 속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던 중국 증시가 크게 출렁이면서 느린소(점진적 상승)장이 벌써 끝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중·장기적 낙관 전망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최근 주가 급락은 일시적인 조정국면으로 상장사 실적 향상, 단단해진 증시 펀더멘털, 개혁과 감독강화 조치의 중·장기적 효과 등이 이유다.
23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29% 급락한 3351.92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6년 12월 12일 이후 1년래 최대 낙폭이다. 선전성분지수는 물론 벤처기업 중심의 창업판 지수의 낙폭은 3%도 웃돌았다. 중국 A주 상장사 3000곳이 동시에 파랗게 질리면서 증시 폭락에 대한 시장 우려도 증폭됐다.
다음날인 24일도 약세로 거래를 시작해 장 초반부터 요동치며 불안감을 키웠지만 오후장 중반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늘면서 0.06% 소폭 오른 3353.82로 거래를 마쳤다. 급락 흐름을 인단 저지한 셈이다. 선전성분은 0.06%, 창업판은 0.68% 하락했다.
지난 5월만 해도 3000대였던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3400선을 돌파했다. 대형주 주가가 가장 먼저 급등하며 상승랠리 시작을 알렸고 이후 창업판 주가가 치솟았다. 지난 10월에는 대형 금융주와 소비주가 강세를 보이며 3400선 돌파를 이끌었다. 몇 달간 지속된 상승세로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세가 급증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또, 최근 중국은 금융 디레버리징을 강조하고 상장사 등 기업 재정 건전성 제고, 증시 등 금융시장 투명성 확대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규제 조치도 잇따르면서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증권 당국은 최근 '소형주, 신(新)주, 부실주식 투기행위' 규제 조치를 내놨고 지난주 17일에는 고수익·고위험 자산관리상품 제한 조치도 공개했다. 23일에는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P2P(개인 대 개인) 온라인 대출업체 신규 승인을 잠정 중단하는 등 규제의 칼날을 꺼내들었다.
화룽(華龍)증권 관계자는 "단기 조정 속 3300선을 사수한다면 곧 상승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3300선이 무너진다면 조정기간이 길어지고 낙폭이 더 커질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양더룽(楊德龍) 첸하이카이위안(前海開源)펀드 대표는 "최근 몇 달간 중국 블루칩 주가가 급등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급증했고 이것이 상당한 압박이 됐다"면서 "증시 전망이 여전히 낙관적이고 상장사 실적 상황도 좋아 조정폭이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망재경(中國網財經)은 올해 중국 증시 강세를 이끌며 '퍄오량(漂亮·아름다운)50'이라고 불렸던 대형주 중심의 '상하이50' 지수가 추가 상승할 공간이 여전히 상당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상하이50지수도 23일 2.38% 급락하며 올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대부분 종목이 여전히 저평가된 상태로 중·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리다샤오(李大소<雨 밑 肖) 잉다(英大)증권 애널리스트는 남방일보(南方日報)와의 인터뷰에서 "상하이5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배, 상하이·선전300지수(CSI300)의 PER도 14배 정도"라며 "세계 주요 증시와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 A주 일부 종목이 내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지수 편입을 앞두고 있고 양로기금(국민연금 격) 증시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형 상장사 실적도 대부분 증가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 본토 기업의 강세로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홍콩 항셍지수도 내년 상반기까지 최근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2일 홍콩 항셍지수는 중국 대형은행, 텐센트 등의 강세에 힘 입어 30003.49로 거래를 마쳤다. 10년 만의 30000포인트 돌파로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홍콩 증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왔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항셍지수 전망치를 최근 32000으로 제시했다. 건설은행 인터내셔널은 "항셍지수 상승세가 2018년 상반기까지 지속돼 34500의 최고점을 찍고 하락세를 타 하반기 28000으로 다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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