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월드컵 못 나가나…FIFA 경고 공문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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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리 기자
입력 2017-11-2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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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축구팬들이 16일(한국시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뒤 길거리에서 기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부의 체육 단체 개입 가능성을 열어놓은 페루의 체육법 개정 초안과 관련, 페루 축구협회에 경고 공문을 보냈다.

FIFA 관계자는 25일(한국시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FIFA는 24일 페루 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입법 절차를 밟고 있는 페루 체육법 개정 초안이 페루 축구협회의 독립적인 위치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FIFA는 페루의 상황을 계속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IFA는 페루가 체육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경우 페루 축구협회에 자격 정지 등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페루가 자격 정지 처분을 받으면 2018 러시아월드컵 진출 자격도 박탈당한다.

페루의 월드컵 진출 자격 박탈 가능성이 생긴 건 지난달 3일 페루 국회의원 팔로마 나세다가 체육법 개정 초안을 발의하면서부터다.

해당 개정안엔 정부가 페루 축구협회 등 각 체육 단체에 개입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정부 등 제 3자가 각국 축구협회 행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일례로 FIFA는 지난 2015년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축구협회 행정에 간섭했다는 이유로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의 자격을 1년 동안 중지했다.

지난달에도 같은 이유로 파키스탄 축구협회에 무기한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페루 의회가 해당 법안을 통과시켜 FIFA의 징계를 감수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페루는 지난 16일 뉴질랜드와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 1982년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다. 이런 가운데 페루가 체육법 개정을 밀어붙여 월드컵 본선 진출 자격을 잃게 된다면 국민적인 지탄을 받게 될 것이 자명하다.

페루 축구협회도 월드컵 본선 진출 자격을 빼앗길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페루 축구협회 에드윈 오비에도 회장은 자국 매체 리베로와 인터뷰에서 "의회는 (월드컵 본선 진출 자격 박탈)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며 "페루가 월드컵 본선 진출 자격을 잃을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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