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보따리 싸라"… 통합불가론 호남파의 반격

국민의당 박지원ㆍ유성엽 의원… 바른정당과 통합 추진에 맹공

국민의당 호남지역 의원들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를 향해 또 다시 맹공을 퍼부었다.

호남파의 대표 격인 박지원(4선·전남 목포) 전 대표와 유성엽(3선·전북 정읍고창) 의원은 26일 나란히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박 전 대표는 DJP(김대중 전 대통령·김종필 전 국무총리) 연합을 고리로 안 대표를 비판했고 유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기어이 통합하려면 보따리를 싸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22일 끝장 토론 이후 당 진로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자, 본격적인 세 대결을 불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안 대표 측은 끝장토론 직후 전 당원 투표제를 통해 통합 여부를 가리자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수 의원들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한다. 국민이 만들어 준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며 “정치는 명분과 실리가 있어야 한다. 통합으로 정체성과 가치를 잃고 원내 의석도 잃는다면 밀어붙여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안 대표는 부인하지만, 상대(바른정당)는 단계적 3당 통합론을 주창한다”며 호남 민심을 자극했다.

박 전 대표는 “DJ의 꼬마민주당과 통합은 정체성이 완전(히) 일치한 뿌리가 같은 당과 통합이었다”며 “DJP 연합은 통합이 아니라 연합이었다”고 충고했다. 햇볕정책 등 이념적 정책이 다른 보수정당과의 ‘통합 불가론’을 역설한 것이다.

유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안 대표를 향해 “가고 싶은 사람만 가라”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어 “당을 살리겠다고 정치공학에만 매달리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고 한심하지만, 그 정치공학도 참으로 위험천만하기 그지 없다”고 힐난했다.

그는 “한국당과 통합 협상을 하는 바른정당과 어떻게 통합할 수 있나”라고 반문한 뒤 “신(新) YS(김영삼 전 대통령) 3당 합당의 길에 휩쓸려 달라는 것인데, (안 대표는) 아니라고 하지만 지금까지 언행을 보면 믿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싱크탱크 ‘미래’ 현판식에 참석했는데, 유 의원의 비판에 관한 질문에 “다른 질문은 없으신 거죠”라며 즉답을 피했다.

안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이번 주 ‘국민의당·바른정당 정책협의체’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호남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양당 통합 드라이브를 계속할 방침이다.